투자일반
한국형 신도시,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부동산| 2011-05-27 09:22
중동발(發) 위기로 해외건설 수주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서도 ‘한국형 신도시’ 수출사업이 다시금 활기를 띄고 있다. 우리나라 해외건설 역사상 단일 회사가 따낸 단독 프로젝트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새로운 수주금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한 신도시 조성프로젝트가 향후 건설사들의 ‘먹거리’사업으로 미래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지난 25일(현지시각)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총리 관저에서 누리 카밀 알 말리키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닥터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과 72.5억불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계약’을 체결했다. 단일 해외공사 사상 최대규모다. 이번 프로젝트는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지역에 100~140㎡형 주택 10만호(55억불 규모)를 포함한 1830ha(헥타르) 규모의 신도시를 건설하는 작업이다. 설계ㆍ조달ㆍ시공를 일괄 책임지는 EPC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공사기간은 7년이 소요될 예정이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앞 줄 왼쪽 두 번째)이 현지시각 25일 이라크 총리관저에서 닥터 사미 알 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의장(앞줄 왼쪽 세 번째)과 72억5000 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민간도시개발사업인 ‘인천 에코메트로(238만여㎡)’의 성공적인 수행과 최근 12억불 규모의 사우디 해외플랜트 수주 등 해외사업 EPC 수행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공사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며 “이번 사업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우리나라의 신도시 개발역량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건설사들은 베트남, 카자흐스탄, 중국, 알제리 등 10여개국에서 한국형 신도시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 따이호따이지역에서 약 209만㎡(사업비 약 10억달러 규모)의 부지에 금융ㆍ행정·ㆍ레저기능을 갖춘 복합단지를 건설 중이다. 동시에 알제리에서도 삼환기업, 우림건설 등과 함께 현지 최초 신도시 ‘부그줄’을 조성하고 있다. 총 면적 6000만㎡의 부그줄 신도시는 공사비 5억8790만달러가 투입돼 주택 8만가구가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리비아에 진출해 2000가구 규모의 데르나 신도시 건설을 맡았던 원건설의 경우, 지난해 4월 9억5000만달러(한화 1조원) 규모의 리비아 토브룩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며 우림건설과 포스코건설도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지에서 각각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이같이 북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러브콜’이 줄잇는데는 선진 주택건설 경험 및 노하우에 유비쿼터스 등 IT기술을 접목시킨 한국형 신도시가 해외서 호평을 받고 있어서다. 신도시 건설기간이 10년도 채 안걸리는 ‘신속성’도 강점이다. 그러나 해외 신도시 조성 및 주택사업은 현지 정세에 상당히 민감한 만큼 대금회수 등에 리스크가 따른다. 예기치 못한 원주민 반발,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사업진행에 애를 먹기도 한다. 김태엽 해외건설업협회 정보기획팀장은 “리비아사태 등에서 보듯, 해외개발사업은 현지 정치적ㆍ경제적 이슈에 따른 다발적인 위험요인이 상존해 있다”며 “특히 일부 정부재원의 도급형 공사 등을 제외한 투자개발형 주택사업은 분양 등으로 차후 수익을 뽑는 구조여서 현지 정세에 더욱 민감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현 기자@kies00>ki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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