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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조직 형태 승부조작단 5~6개 더 있다”
뉴스종합| 2011-06-01 09:19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의 칼끝이 배후세력을 겨냥하고 있다. 정종관 선수의 자살로 핵심 조사대상을 잃고 잠시 당황했던 검찰은 그동안 고구마 줄기캐기 식으로 관련 선수들을 색출하던 방식에서 수사방향을 전환해 브로커들에게 자금을 제공해온 배후세력을 색출하기 위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창원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희)에 따르면 구속된 브로커 김모 씨가 소속된 지역 폭력조직 ‘북마산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창원지역의 모 업체와의 연관성이 드러났고, 이 업체가 이번 승부조작에 필요한 자금을 댄 것으로 판단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자금의 출처로 지목된 업체가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폭력조직이 실제 운영해온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이번 사건의 핵심 용의자로 지목된 고 정종관 선수가 승부조작 전체를 지휘하진 못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코치나 감독 급의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에 의하면 자살한 정 선수가 자신이 승부조작을 모두 지시한 것처럼 주장했지만 정 선수의 위치에서는 승부조작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또한 시합전날 실제 출전선수를 결정하는 코치나 감독을 매수하기 위해 브로커들이 노력한 점을 주목하고 이번 승부조작사건에 연루된 감독이나 코치가 있는지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승부조작에 개입한 선수들을 대상으로한 수사도 발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대전시티즌 미더필더 박모(26) 선수의 진술을 토대로 같은 팀 소속 선수들에 대한 수사를 마친 검찰은 브로커로부터 1억원을 받은 광주FC 골키퍼 성모(31) 선수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고 있다. 조만간 성 선수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은 광주FC 동료 선수 3명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1천만 원을 받았다 돌려준 것으로 알려진 같은 팀 골키퍼도 참고인 조사를 받게될 전망이다. 그동안 성 선수가 돈을 받은 혐의는 인정했지만 동료에게 돈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해왔지만 1억원의 사용처를 중심으로 관련 선수들의 폭이 좁혀지고 있다.

검찰은 이번 승부조작 사건 외에도 프로축구계 전체에 승부조작 시도가 있었을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검찰은 이번에 드러난 조직 이외에도 전국적으로 5~6개 조직이 더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들 조직이 운영하는 사설 스포츠 복권방 등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들 조직들이 3년 전부터 승부 조작에 개입해 온 정황을 파악했으며, 특히, 폭력 조직과 연계된 이들은 승부조작이 실패했을 경우 선수들을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창원지검 특수부는 전국에 퍼진 점조직 형태의 승부조작단 수사를 위해 검사 1명을 추가로 배치해 총 4명의 검사로 수사팀을 확대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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