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최고권위 미술올림픽 ‘베니스비엔날레’ 4일 개막
라이프| 2011-06-02 13:13
2년 마다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축전인 베니스비엔날레가 4일(이하 현지시간) 개막한다. 그에 앞서 한국관은 2일 개막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오광수)는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전시 개막식을 2일 오후 5시 이탈리아 베니스 시 카스텔로 공원에서 개최한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은 윤재갑 독립큐레이터(43)가 커미셔너를 맡아 미디어 아티스트 이용백(45)을 대표작가로 선정, ‘사랑은 갔지만 상처는 곧 아물겠지요’(The Love is gone, but the Scar will heal)를 주제로 전시를 선보인다.

한국관은 그동안 인간 존재와 사회, 종교와 정치 등의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뤄온 이용백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문화사에 깃든 갖가지 단면을 보여주게 된다. 출품작은 비디오, 사진, 조각, 회화 등 총 14점.

홍익대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를 졸업한 이용백은 싱글채널 비디오에서부터 설치, 음향, 키네틱, 심지어 로보틱스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테크놀로지를 작업에 활용해온 작가. 그는 이같은 기술적 실험 속에 우리 시대 특유의 정치 사회적 쟁점을 독특하게 표현해왔다.


이용백의 비디오 퍼포먼스 작업 ‘Angel Soldier(천사와 전사)’는 화려한 꽃과 사람을 죽이는 무기, 천사와 전사, 순간과 영원 등 극단적 대비를 통해 우리 시대가 처한 상황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역작이다. 또 다른 영상작업 ‘Mirror‘는 이용백의 남다른 상상력이 잘 압축된 작품. 거울과 평면TV, Mac Mini로 구성된 이 작업은 실존적 존재인 인간 자체를 다룬다. 작품은 나를 향해 ‘퍽’하고 날아오는 총알 한 방으로 순식간에 끝난다. 무참하게 깨진 거울 속 나는 허상인가 실재인가 되묻게 하는 작업이다.

회화작업 ‘Plastic Fish’ 또한 존재의 불완전함을 드러내고 있다. 진짜 물고기가 생존을 위해 덥석 물게될 요염한 빛깔의 가짜 물고기, 살기 위해 먹은 그 ‘가짜’ 때문에 진짜는 곧 죽을 판이다.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인간. 이 잔인하기 짝이 없는 삼각구도를 작가는 눈부시게 화려한 미끼를 통해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최근작인 조각 ‘Pieta(자비를 베푸소서)‘ 시리즈는 ’피에타-자기증오‘, ’피에타자-자기죽음‘ 등 두 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조각 거푸집은 성모 마리아 역이고 그 속에서 나온 핑크빛 알맹이는 예수 역이다. 작품 ’증오‘에서는 이 둘이 격렬하게 싸우고, ’죽음‘에서는 마리아가 죽은 예수를 보듬어 안고 있다. 존재의 모순과 종교의 위선 등을 묘파한 작업이다.

한편 1895년 베니스 시가 이탈리아 국왕부처의 결혼 2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창설한 베니스비엔날레는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는 미술축전으로, 카셀도큐멘타(독일), 휘트니비엔날레(미국)와 함께 가장 영향력있는 국제미술행사로 손꼽힌다.

올해로 54회를 맞는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은 6월 4일부터 11월 27일까지 ‘ ILLUMINATION’을 주제로 약 6개월간 베니스 카스텔로 공원 각국관과 아르세날에서 열린다. 전시 총감독은 스위스 출신의 예술사가이자 비평가, 기획자인 비체 쿠리거(Bice Curiger)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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