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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단계 대북정책 동력 확보 안간힘..北 녹취록 공개 협박 등 주도권 상실 우려
뉴스종합| 2011-06-10 10:49
정부가 선(先) 남북대화 원칙을 고수한 채 미ㆍ중ㆍ러 3국과의 연쇄접촉을 통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동력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전날 북한이 “남북 비밀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하는 등 남측을 압박하고 현재의 6자회담 구도를 흔들기 위한 행동에 계속 나서고 있어 우리 정부가 자칫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방한중인 그리고리 로그비노프 러시아 6자회담 차석대표와 10일 오전 면담을 갖고 방중 결과에 대한 설명과 함께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러시아측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 본부장은 인사말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최근 상황이 좋지 않지만 우리는 그동안 성과를 바탕으로 계속 작업하겠다. 러시아의 기여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그비노프 대사는 “대화의 추동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을 찾은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김성환 외교부 장관과 김재신 차관보, 위 본부장 등과 잇따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선 최근 북중 정상회담과 북한의 남북 비밀접촉 폭로 이후 분위기가급변한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집중적인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미는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의 3단계 접근법이 여전히 유효한 해법이라는데 공감하면서 최근 태도가 돌변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북 식량지원의 시기와 규모, 방법론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계속 꼬이고 6자회담의 모멘텀도 약해지면서 중국이 기존 3단계 접근안을 고수하는 방안에 대해 우리측에 난색을 표시하는 등 한중간 전략상 이견이 있는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남북간 비밀접촉 폭로와 남북대화 중단을 선언한 북한이 당국간 비밀접촉에 대한 녹음기록까지 공개하겠다며 강경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것도 우리 정부에겐 상당한 부담이다.

정부 당국자는 “3단계 접근법이라는 큰 틀에 대해 중국,러시아,미국 등 관련국들이 모두 동의하지만 세부 전략 측면에서 중국이나 러시아가 우리와 약간의 온도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남북대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우리의 원칙에는 변화가 없으며 3단계 접근법에 대한 공감대를 더욱 확고히 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방문을 마치고 9일 저녁 귀국한 위 본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중국도 남북대화의 중요성이나 재개 필요성에 공감했고 이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녹취록 공개 주장은 이명박 정부의 이중적 행보를 부각시켜 남측을 압박하면서 미국과는 대화분위기를 조성해 한반도 상황을 주도적으로 이끌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중재를 하더라도 남북한 모두에게 자극적인 행동을 삼가라는 원칙적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현태ㆍ김윤희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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