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
‘나가수’ PD, 기자들 한자리에 부른 이유?
엔터테인먼트| 2011-06-15 10:38
14일 오후,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의 신정수 PD, 김유곤PD, 원만식CP 그리고 정치찬 음악감독과 MBC 출입기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술자리도, 녹화 현장도 아닌 MBC 방송센터 10층 대회의실에 말이다.

신정수 PD가 직접 기자들을 초청(?)했다. ‘나가수’를 둘러싼 모든 것을 허심탄회하게 나누고 싶다고 했다. 녹화직후의 스포일러. 가수 하차와 새 멤버 영입때마다 나오는 악성루머. 높은 인기만큼이나 출연진도, 시청자도, 또 기자들도 피곤했다. 하지만 역시 가장 고달펐던 건 김영희PD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신정수 PD. 그러니까 이날의 모임은 “우리, 얘기 좀 합시다” 하고 그가 먼저 말을 건 자리다.

‘말을 걸었다’고 표현한 것은 ‘나가수’ 관련 현상들이 사실은 소통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다. 언론사의 속보경쟁, 트위터를 통한 네티즌들의 ‘호불호’ 설전 등 소통의 수단과 속도 등 양적인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다. 다만, 질적으론 언론사, 네티즌, 그리고 제작진 모두 소통의 수준이 낮았다.

사실, 가장 악랄한 스포일러는 기자들이었다. 월요일 녹화가 끝나면 대부분의 출입기자들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결과를 안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재미를 반감시키거나 방송자체가 무의미할 정도의 내용을 사전 발설하거나 기사화 하지 않는게 암묵적인 원칙이다. ‘나가수’ 를 통해 그 룰이 깨졌다. 속보ㆍ특종 경쟁에 매몰된 일부 매체들을 통해 ‘이소라 탈락’ ‘김동욱 재녹화’ 등을 사전 유출시키며 네티즌의 ‘광클릭’을 유도했다. 김건모 재도전 논란때 ‘룰’ 변경에 ‘아낌없는 비난’을 쏟아내던 것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아이러니다.

네티즌들은 늘 탈락자와 새 멤버를 가장 궁금해한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가수에 대한 ‘호불호’가 나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특정 가수에 대한 맹목적인 비난은 ‘제2의 타블로’ 사건이라 불리울 만큼 파장이 컸다.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종종 빚어지는 일이라 해도 ‘나가수’ 에 대한 관심과 집중도가 큰 만큼 무차별적 인신공격과 악성루머 여파는 가수와 제작진 모두에게 큰 상처를 입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가수’ 제작진의 도의적인 책임이 크다. 의도치 않았지만 이미 나타난 현상과 벌어진 일들에 대한 지혜로운 수습과 마무리가 필요하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되는 가수선정에 있어서 청중평가단의 추천과 자문위원단의 조언도 있지만 결국 최종결정은 제작진의 몫. 김건모 재도전 논란부터 김영희PD 하차, 옥주현 투입에서 빚어진 루머, 김동욱 자진하차와 담당PD의 기자간담회에 이르기까지 ‘나가수’가 단순한 예능이 아님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하고 책임있는 프로그램 제작을 기대한다. 행여 또 다른 PD와 간담회를 갖고 싶지 않은 작은 바람이다.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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