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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놓고 보자”…돼지고기 사재기 극성
뉴스종합| 2011-06-17 13:06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이 돼지고기 가격 급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격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돼지고기 사재기 열풍마저 불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물가에 직격탄을 날리고 사회불만까지 야기시킬 수 있어 조만간 정부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쌀과 함께 가장 중요한 생필품인 돼지고기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중국의 6월 둘째주 돼지고기 평균가격은 ㎏당 26.29위안(약 4412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돼지고기값은 작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해 1년도 채 안돼 무려 65%나 뛰어올랐다.

돼지고기 가격 폭등은 국제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사료값이 올라 양돈비용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중국에도 기업식 대형 양돈장이 늘면서 사료를 먹는 돼지의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돼지는 사료를 엄청나게 먹어치운다. 돼지 몸 1㎏을 불리기 위해서는 약 3㎏의 곡물을 먹여야 한다고 한다.

이 같은 채산성 악화로 돼지 사육마릿수가 줄고 있는 것도 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 4월 기준 전국 돼지 사육마릿수는 4억3600만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4.15%나 줄었다. 5월은 4억3400만마리로 4월보다 200만마리 감소했다.

중국의 하루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14만t으로, 이는 돼지성축 약 70만마리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 정도는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오히려 사육마릿수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 돼지고기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사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17일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 따르면 생돈은 시장에 출하되기가 무섭게 팔려 나가고 가격이 더욱 오르기 전에 돼지고기를 사려는 사람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돼지도매시장의 한 관계자는 싱다오르바오에서 “도매상의 돼지고기 구매상황이 예전보다 더욱 엄중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일찍 시장에 나와 마음에 드는 돼지가 있으면 일단 그 돼지의 몸에 자신의 번호를 찍어둔 후 나머지 돼지를 모두 본 후 선택한 돼지를 차에 싣고 갔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돼지 몸에 다른 사람의 번호가 있든 없든 간에 모두 사버린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물가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돼지고기 가격 폭등으로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5월(5.5%)보다 상승세가 확대돼 6%를 넘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돼지고기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가 올 하반기부터 안정돼 물가부담도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돼지고기는 주식인 쌀이나 밀만큼이나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식품이다.

중국 당국은 돼지고기값 상승으로 인해 사회적 불만이 터져 나올까 고심하고 있다. 따라서 돼지고기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2007~2008년 전염병으로 돼지파동이 일었을 때 중국 정부는 독일산 돼지고기 수입을 크게 늘리고 가격지도에 나선 전례가 있다.

py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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