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들이 취급한 가계대출에서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 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절반을 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D연동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오르는 즉시 인상분이 반영돼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을 가중시킨다. 반면 대부분 은행들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5~6%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KB,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의 5월말 가계대출 잔액을 금리형태별로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은행들이 CD연동 대출비중을 55% 가량 유지하고 있었다.
5월 말 기준 49조5241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 중인 하나은행의 CD연동 대출 비중은 58.4%(28조9240억원)를 차지했다. 금리변화가 CD연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코픽스(COFIX) 연동 대출 비중은 36%(17조8351억원)였으며, 고정금리 등 기타 대출 방식은 5.6%(2조7650억원)에 머물렀다.
우리은행은 총 59조171억원의 가계대출 중 55%인 32조3921억원이 CD연동 대출이었다. 코픽스 연동 대출 비중은 32%(32조3921억원), 혼합금리 대출 등 기타대출 비중이 8%(4조6194억원),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5%(2조9260억원)였다.
62조6032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 중인 신한은행도 CD연동 금리 대출 비중이 54.8%에 달했다. 코픽스 연동 대출은 24.5%였으며 금융채 연동이 8.2%였다. 다만 신한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12.5%로 다른 은행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KB국민은행의 CD연동 대출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대출 100조783억원 가운데 47.5%에 해당하는 47조597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채 연동이 23조5884억원으로 23.57%, 코픽스 대출이 22조6659억원(22.65%), 고정금리 대출이 6조2270억원으로 6.22%로 나왔다.
특수은행인 기업은행의 사정은 좀 달랐다. 전체 24조5020억원의 가계대출 중 코리보(KORIBOR) 연동 대출이 48.3%(11조8357억원)로 가장 높았으며, CD 연동 대출은 6.7%(1조6326억원)에 불과했다. 코리보는 시중은행 7곳과 특수은행 3곳, 지방은행 2곳, 외국계 은행 3곳의 기간별 금리를 통합 산출한 단기 기준금리로, 영국 런던의 은행간 단기자금 거래 때 적용되는 리보(LIBOR)를 본떠 만든 것이다. 기업은행의 코픽스 연동 대출 비중은 13.8%(3조3914억원)이었으며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29.6%(6조2112억원)였다.
기업은행의 고정금리 대출비중이 높은 이유는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19조5280억원의 가계대출을 보유 중인 외환은행은 CD연동 금리 대출이 54.9%(10조130억원)를 차지했으며 코픽스 연동이 24%(4조4170억원), 기타 시장금리 변동대출이 20%(3조9040억원), 고정금리 대출이 5.5%(1조740억원)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한은의 기준금리가 0.25~0.50%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 변동에 가장 민감한 CD연동 대출 보다는 고정금리 대출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조만간 변동금리 대출비중을 줄이고 고정금리 대출비중을 늘리는 방안이 포함된 가계대출 종합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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