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5%내외’와 ‘5%수준’은 어떻게 다를까..경제성장율 ‘숫자의 경제학’
뉴스종합| 2011-06-22 09:44
기획재정부가 해마다 발표하는 경제전망치속에 담겨있는 ‘내외’ 또는 ‘수준’ ‘중후반’ ‘초중반’ 등은 각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일까. 경제전문가들은 숫자에 따라붙는 조사가 무엇이냐에 따라 통계의 의미가 달라짐은 물론 정부의 자신감까지도 읽어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정부가 말하는 경제성장율 ‘4%대 중후반’이라는 포현은 통상 4.3%∼4.7%를 의미한다는 게 정설이다. 단순하게 4%대(4.0%∼4.9%)라는 것과는 달리 범위를 많이 좁힌 표현인 셈이다.

마찬가지로 ‘4%대 중후반’과 ‘4%대 초중반’은 큰 차이가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4%대 초중반이라고 발표를 했다면 이는 4.0%∼4.7%까지를 의미하기때문에 사실상 범위가 너무 넓어서 경제전망으로서는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측이 성장율 전망치 발표에 자신감이 없을 때 이처럼 범위를 넓혀서 발표한다는 설명이다.

또 성장율 발표에는 ‘내외’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2010년말 기획재정부는 2011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5% ‘내외’라고 발표했었다. 통상 ‘5% 내외’라는 표현은 5%보다 일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5%내외라고 하면 4.9%∼5.2%까지를 말하는 표현이다.

또 물가의 경우 많이 등장하는 용어는 ‘수준’이라는 표현. 기재부는 2011년 소비자 물가의 경우 ‘3% 수준’을 전망했었다. 통상 ‘수준’이라는 표현은 ‘내외’라는 표현과 달리 위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강조한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즉 물가 4%수준이라고 하면 4.0∼4.2%까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경제성장율 전망치에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복잡한 함수가 내재돼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임 윤증현 기재부 장관의 경우는 2009년 취임직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로 확 낮춰잡으면서 성장율에 대한 부담을 가볍게 털어내고 출발하기도 했었다. 실제 2009년 경제성장율은 오히려 0.2%를 기록하며 박수를 받기도 했었다. 일종의 고도의 정무적인 판단이 담긴 성장율 전망치라고도 할 수 있는 셈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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