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서 여직원에 음주 권유
경기도청 대변인 물의
국토해양부, 환경부의 공무원 비리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고위직 공무원인 경기도청 대변인이 폭탄주를 마신 여직원에게 5만원짜리 신권 1장씩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경기도청 대변인실에 따르면 지난 3월 30일 오후 7시께 수원시내 모 음식점에서 대변인실 회식을 했다. 당시 대변인실 여직원 6명을 포함해 모두 20여명이 참석했다. 저녁식사는 ‘장어’ 요리.
이 자리에서 김용삼 대변인은 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를 돌렸으며 여직원이 난색을 표하자 ‘흑기사(대신 술 마시는 사람)’에게 5만원을 준다”는 이색 이벤트를 열었다.
한 여직원은 “폭탄주를 마시는 것은 꺼렸지만 대변인이 술잔에 5만원권 신권을 감싼 채 ‘흑기사 이벤트’를 하기에 (돈 욕심에) 모두 술을 마셨다”고 말했다.
이날 여직원 6명은 모두 폭탄주를 마셨다. 식사비는 대변인실 예산으로 냈다. 대변인이 준 폭탄주로 일부 여직원은 음주량이 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여직원은 “폭탄주를 잘 마실 줄 몰라 사양했는데 5만원권 고액권을 준다고 대변인이 분위기를 띄워 마셨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지난 15일 가진 모 과장급 공무원의 송별식에서도 5만원권 신권 2장을 폭탄주에 감싸 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대변인은 이에 “지갑에 5만원권 신권 6장이 있어 이 돈으로 폭탄주 값을 지불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5만원 신권 1장씩을 준 것은 적절한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도청의 한 직원은 “대변인이 억지로 시킨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고액권이 아니라면 (여직원이) 누가 폭탄주를 마시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경기불황으로 서민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고위 공직자는 5만원권을 폭탄주에 감싸서 돌리는 행태를 보면서 이질감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수원=김진태ㆍ박정규 기자/fob14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