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한-EU FTA D-7 ... 車업계 ‘뺏느냐 뺏기느냐’
뉴스종합| 2011-06-24 08:32
한ㆍEU FTA 발효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완성차업계가 ‘주판알 튕기기’에 한층 분주해졌다.

완성차업계에 한ㆍEU FTA 효과는 유럽차 증가로 인한 내수 감소, EU 시장으로의 수출 증가로 요약된다. 현재까지는 국내 완성차업계가 더 수혜를 입으리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변수도 적지 않다.

유럽차의 공세가 예상보다 거세거나, 이미 국내 업체의 유럽 현지 생산 비중이 높아 FTA 이점을 크게 살리지 못하리란 전망도 제기된다. ‘뺏느냐’, ‘뺏기느냐’ 박터지는 싸움이 곧 실제화된다.

현대기아차는 2008년 이후 유럽 시장에서 꾸준히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는 2008년 27만1064대, 2009년 34만2108대, 2010년 35만8284대를 판매했고,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23만4965대, 25만1421대, 26만2627대를 판매해 지속적으로 시장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 점유율을 4.5%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1~5월에는 4.7%까지 상승했다. 한ㆍEU FTA 효과까지 더하면 점유율 5%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내 생산 비중보다 유럽 현지 생산 비중이 높다는 점이 한계.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유럽 수출 물량 중 국내 생산 비중이 현대차는 20%, 기아차는 30 ~35% 수준”이라며 “국내 생산보다 유럽 현지 생산이 훨씬 많아 FTA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2008년 1471만2158대에서 지난해 1378만5698대로 줄어드는 등 시장이 점차 위축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다른 완성차업체들 역시 손익 계산에 분주하다.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등을 수출하는 한국지엠은 2009년 20만5495대에서 지난해 18만7646대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었다. 때문에 한ㆍEU FTA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EU 자동차 시장이 미국보다 커 한미 FTA보다 한ㆍEU FTA의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완성차 관세인하 외에 차량안전규제, 환경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완성차 수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수출량의 30~40%를 유럽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QM5나 SM5 등 유럽시장에서 인기가 좋은 차종이 FTA 발효 이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쌍용차는 코란도C 등 SUV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가 세단 위주이고, 유럽의 SUV 시장이 크기 때문에 내수 피해는 적은 반면 수출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선 이미 유럽차업계의 공세가 시작됐다. 수입차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유럽차는 벌써 관세 인하분을 적용해 할인 마케팅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FTA 발효 이후 국내 시장에선 유럽차의 독주가 심화되고 유럽에선 국내 완성차업계의 마케팅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수입차 업계의 공세가 예상보다 거셀 수도 있고, 수출 시장 증대가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완성차업계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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