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도노반(Paul Donovan) UBS증권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이달말로 종료되는 미국의 2차 양적완화와 관련 “한국 등 이머징 마켓으로 가는 자금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2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정책은 미국 은행에 대한 유동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일 뿐 이머징 마켓에 투자되는 자금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준은 정부채 금리를 낮춰 주식, 회사채, 해외주식 등 리스크가 큰 자산에 더 투자를 하라고 독려하고 있어 양적완화가 이머징 마켓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3차 양적완화는 없을 것으로 보는데 앞으로 이머징 마켓으로의 자금 흐름이 어떻게 될지는 세계 경제에 대한 견해 등 다른 요소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와 관련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에는 상반기에 비해 원화 강세를 이끌 요인들이 적어보인다”면서도 “유로 약세로 원화는 유로 대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도너반 이코노미스트는 추세적 성장이 올해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경제와 관련 직장이 있는 인사이더와 실업자인 아웃사이더로 나눠져있으며, 인사이더들의 소득이 점차 늘고 있어 전체적으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일시적인 소프트패치(경기회복 국면에서 일시적인 성장둔화)를 겪고 있으나 곧 사라질 것으로 본다”며 “다만 정치적 리스크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외환, 채권, 무역 등에 계속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 위기와 관련해서는 2~3년 내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그리스 국회가 긴축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고 그렇게 되면 EU, IMF에서 자금을 더 지원해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일시적 해결책에 불과해 결국 2012, 2013년 그리스는 디폴트를 선언하거나 심각한 부채 리스트럭쳐(채무조정)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통화공동체로서 유로는 실패했다고 단언하며 투자자들은 그리스 다음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를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노번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프랑스와 관련 “이탈리아의 채권(bond)은 이탈리아인들이 70% 가량 갖고 있는데 비해 프랑스의 부채 65%는 해외 투자자들”이라며 높은 해외 의존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전략비축유 방출 결정에 대해 그는 브랜트유가 올해 배럴당 100달러 이하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S&P지수의 경우 UBS증권은 현재 대비 연말까지 10% 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장영우 UBS증권 한국 대표는 한국 증시 전망과 관련 ▷한국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이 좋아졌고 ▷견조한 이익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완화되고 있고 ▷주가수익비율(PER)이 9.5배로 저평가됐기 때문에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망 업종과 관련 자동차, IT, 중공업, 건설 등 국제 경쟁력을 갖춘 그룹과 은행, 철강, IT 같이 가격이 낮은 그룹을 추천했다. 장 대표는 “증시 조정 국면은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왔다고 본다”며 연말까지 코스피 지수가 250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신수정 기자 @rainfal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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