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재미조각가 니나 전,통인화랑서 ‘꿈꾸는 사막’전
라이프| 2011-06-28 17:56
재미(在美) 조각가 니나 전(Nina Jun)이 서울 인사동의 통인화랑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6월 29일부터 7월 12일까지 열리는 개인전에 니나 전은 최근 제작한 세라믹 조각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이민 1세대로 미국 캘리포니아를 무대로 활동 중인 니나 전은 이번에 ’꿈구는 사막’이란 타이틀로 보다 자유롭고 깊이감을 살린 개념적 신작을 선보인다.

작가는 석고 몰드를 활용한 슬립캐스팅 기법으로 세라믹 조각을 제작한다. 그는 방석과 풍선 위에 작은 오브제들을 올려 우리의 추억과 꿈을 환기시키는 몽환적인 세계를 만들어낸다.

특히 풍선은 동심이 깃든 물체로 희망과 기쁨, 환상과 축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 따뜻하고 폭신한 느낌을 주는 풍선의 이미지를 작가는 세라믹 조각으로 빚어, 차갑고 딱딱한 오브제로 바꿔놓았다. 손대면 톡 하고 터질 것같은 부드러운 느낌과 실제 차가운 느낌이 한 작품 안에 결합됨으로써 우리의 고정관념은 여지없이 깨뜨려진다. 부드러움과 딱딱함, 비어있음과 꽉참, 현실과 꿈 등 양면적인 요소가 함께 녹아들어 있어 신선함을 선사하는 것. 


니나 전은 도자기로 만든 방석의 표면을 무광택의 흰색과 파스텔빛 유약으로 완성한다. 이번 신작 중 ’꿈꾸는 사막’ 시리즈의 빛깔은 건조한 사막의 색이다. 여기에 작고 사랑스런 소품들을 더해 꿈꾸는 사막의 이야기를 조각했다. 반면에 풍선 조각은 광택을 한껏 살렸다. 광택이 있는 풍선 조각과 방석 조각은 표면이 서로 대조적이지만 사실은 똑같은 재질의 도자기이다.

이번 출품작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쿠션 중심에 물(水)을 연상케 하는 액체 형상의 풍경을 집어넣은 것. 물의 이미지를 작품에 접목함으로써 모든 생명의 근원이며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될 물의 소중함과 의미를 되묻고 있다 .

조각가이자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니나 전은 캘리포니아 롱비치의 주립대학원(California State University of Long Beach)을 나와 미국 서부를 무대로 활동 중이다. 미국에서 10여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한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네번째다. 한동안 멀티미디어 작업을 펼치기도 했던 작가는 세라믹을 소재로 한 조각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니나 전은 "누구나 다 아는 팝송인 ‘캘리포니아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처럼 내가 사는 곳은 여름에 비가 오지 않는다. 길고 건조한 여름 내내 나는 비를 기다리는 꿈을 꾼다. 그 꿈은 나를 추억으로 데리고 간다. 그 감성을 따라, 세라믹으로 방석과 풍선을 만들고, 추억과 꿈의 조각을 담는다"고 밝혔다. 이어 "사막에 한가지 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밤 하늘의 별들이다. 나의 꿈꾸는 사막의 방석들은 별 모양의 세라믹 풍선을 타고, 깊은 밤하늘로 날아간다"고 덧붙였다.


세라믹 방석작품 외에, 작가는 지름 35cm의 풍선 조각도 선보인다. 그 풍선에는 작가가 늘 마음에 품고 있는 Love, Hope, Home 같은 친숙한 단어들이 크게 새겨졌다.

니나 전의 방석과 풍선 조각은 한없이 가뿐한 느낌이지만 아이들이 갖고 놀 순 없다. 자칫하면 깨지기 때문이다. 이런 이중성과 아이러니는 우리가 항상 직면하는 삶의 문제와 궤를 같이 한다. 꿈과 사랑, 행복을 누구나 꿈꾸지만 언제나 조심스럽게 보듬어야 하는 것임을 도자기 조각 ‘꿈꾸는 사막’은 우리에게 말해준다.02)733- 4867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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