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연말 예산정국도 아닌데…문방위 ‘점거의 상흔’
뉴스종합| 2011-06-29 11:13
이불·일회용품 등 재등장

민주당, 문방위 회의실서 의총



매 연말 예산정국 때나 볼 수 있었던 이불, 생수병, 일회용 음식용기 등 ‘점거의 흔적’이 이번 6월 임시국회 말미에 다시 등장했다.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인상안 기습처리에 대비, 지난 28일 밤늦게까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 위원장석을 점거했던 민주당은 밤새 소속 문방위원 및 당직자, 보좌진들을 회의실에 ‘스탠바이’시켰다.

29일 아침 일찍 당 관계자들은 취침 때 사용했던 침구류 및 주변을 정리, 혹시나 모를 한나라당 문방위원들의 ‘기습 침입’에 대비했다. 민주당 문방위 소속 보좌진들도 오전 7시부터 소집령이 떨어져 속속 회의실로 집결했다.

회의실에서 잠을 청했던 한 의원은 “무더운 여름에 회의실에서 잠을 청하기란 여간 곤욕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그래도 한나라당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경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이례적으로 문방위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 겸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일본 방문 중인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 회의를 주재한 정동영 최고위원은 “KBS의 공정성이 훼손된 상황에서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을 방조, 방치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분명하다”며 “민주당이 있는 한 수신료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김진표(왼쪽부터) 원내대표가 29일 오전 국회 문방위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의원 연석회의에서 KBS수신료 인상에 반대해 밤샘 점거농성을 벌인 전혜숙(가운데), 이윤석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인상안 처리는 7, 8월 두 달 동안 문방위 의원들 간에 합의한 뒤에 9월 정기국회에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당대표실 도청 의혹과 관련해 “(녹취록이) 민주당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제3의 이해당사자로부터 나갔다고 수사기관에 통보한 것”이라며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지금이라도 국민들 앞에 사과하고 녹취록의 출처를 하루 속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당 중진의원회의에서 민주당 점거에 대해 “표결의 원칙을 완전히 무시하고 파기하는 의회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여야가 몸싸움방지법안에 잠정 합의한 지 하루 만에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을 두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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