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이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EPFR에 따르면 이번주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된 자금은 21억9914만달러로 지난주 대비 7% 감소에 그쳤을 뿐이다. 그리스의 채무불이행 우려가 최악의 국면을 지났음에도 리테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경기 모멘텀 회복에 대한 불안이 여전히 지배적임을 시사한다. 다만 양적완화의 형태는 아니더라도 소비수요 둔화 방어를 위한 미국의 정책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주 들어 일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단기 바닥권 확인 시도가 나타났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선진시장 자금 모멘텀은 여전히 저조했다. 이번주 자금유출 규모는 18억5627만달러로 지난주 대비 20% 증가했다. 그리스 긴축재정안이 가결 쪽으로 가닥을 잡아갔지만 추가적인 자금유입 동인 또한 부재한 유럽 펀드와 국가부채 한도 증액과 관련, 미국의 정치적 교착상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인터내셔널 펀드에서 각각 6억155만달러, 9억8828만 달러가 순유출되며 환매를 주도했다.
반면 신흥시장에서의 자금이탈은 다소 약화됐다. 3주째 순유출은 지속됐지만 이번주 자금유출은 지난 주 대비 60% 감소했다. 그러나 지역별 편차는 오히려 크게 확대돼 신흥시장의 펀더멘털 회복에 대한 공감대는 아직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펀드별로는 일부 기관투자자들의 과매도 인식으로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펀드에 9억171만달러의 저가매수 자금이 순유입된 반면, 국제 상품가격의 하락과 선진시장의 경기위험 지속으로 동유럽, 중남미의 자금유출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민정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