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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그리스 민간 채권 연장 디폴트 처리 경고, 구제금융에 찬물
뉴스종합| 2011-07-05 10:39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그리스의 부채를 조정하면 디폴트로 간주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그리스 위기 탈출이 난관에 봉착했다.

S&P는 4일 성명을 내고 프랑스은행연합회(FBF)에서 논의중인 그리스 채권의 차환은 ‘부분적 디폴트’ 등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프랑스가 내놓은 이른바 프렌치 방식으로 프랑스에 이어 독일 정부도 자국 민간 은행들과 그리스 국채 롤오버에 원칙적으로 합의하는등 상당한 진전을 거둔 가운데 S&P가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내놓은 프렌치 해법은 그리스 민간 채권자에게 채권의 30%만 현금 상환하고 50%는 그리스 국채 30년물로 차환하고 20%는 유로존 재정안정기금이 보증하는 펀드의 증권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앞서 국제 신평사들은 EU가 추진하고 있는 그리스 민간 채권은행들을 대상으로한 그리스 국채 만기연장 차환(롤오버) 협상에 대해 디폴트로 처리하겠다고 경고했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그동안 유로존이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을 시도하면 신평사들이 부도 처리할 우려가 있고 이렇게되면 유로존에 도미노 금융위기를 몰고올 것으로 반대해왔다. 우려가 현실화된 셈이다.

▶무디스는 판단 유보=일단 빅 3 신평사중 영향력이 큰 S&P가 입장을 공개하면서 무디스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3위의 신평사인 피치는 지난달말 이미 민간 채무조정은 제한적 디폴트에 해당된다는 기존 입장을 확인한 터라 무디스까지 디폴트 해석을 내리면 그리스 금융시장에 타격을 주게된다.

무디스는 이날 S&P의 성명 직후 일단 민간 채권단과의 협상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무디스까지 디폴트 판결을 내리면 일단 ECB의 유동성 지원으로 버텨온 그리스 민간 은행들이 마비될 것으로 보고있다. ECB는 이미 그리스 국채가 국제 신평사들의 디폴트 처분을 받으면 담보로 받아주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했다. 그리스 은행권은 지난달말 현재 ECB에 총 1000억 유로의 담보대출을 받아 생존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ECB는 무디스등 나머지 신평사들의 공식 평가가 나오기전까지는 그리스 채권에 대해 가장 높은 등급을 매긴 신평사 등급을 기준으로 대출을 이어갈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유로존 곤혹=S&P의 성명에 대해 이날 프랑스와 독일 정부측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그리스 주요 채권국인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3국 정부는 이번에 그리스에 대한 1100억 유로 추가 구제금융을 제공하려면 모두 자국 정부 의회의 비준을 얻어야하는데 그 조건이 그리스 민간 채무 조정이기 때문이다. 민간 채무를 조정하지 못하면 자국 정부 의회로부터 추가 지원안에 대해 비준을 얻기 힘들다. 반대로 S&P가 서슬퍼렇게 반대하는데 민간 채무조정 협상을 밀어부치면 신용사건을 일으킬 위험도 감수해야한다.

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등에 따르면 월가 신평사들의 반대를 예상한 유로존도 신평사들의 디폴트 처리에 대한 비상계획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과 프랑스등 주요 채권국 정부가 그리스 은행권에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는 방안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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