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와 그 가족이교회와 관련된 직책에서 사임하는 것으로 일단락되는 듯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사태‘가 2라운드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최근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의 사직서 처리를 둘러싸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출연한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이 내부 갈등을 빚으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사랑과행복나눔은 지난달 17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이사장인 조목사를 총재로 추대하고 김성혜 총장을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김성혜 총장을 비롯해 사랑과행복나눔 이사진 전원의 사표가 수리됐기 때문에 임시 이사회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혜 총장은 지난 5월 초 사랑과행복나눔 회장 겸 이사직 사직서를 냈으며 조희준 전 회장은 사랑과행복나눔 대표 사무국장직 사직서를 제출했었다. 교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사랑과행복나눔 운영권을 둘러싼 김성혜 총장ㆍ조희준 전 회장 측과 여의도순복음교회 간 갈등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랑과행복나눔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인 소외 계층 돕기를 위해 2008년 3월설립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기금을 출연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일보 노조는 5일 노조 홈페이지를 통해 조 목사가 여의도순복음교회와의 결별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노조는 조 목사가 최근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에게 결별 가능성을 언급하는 내용의 친필 메모를 보냈다면서 노조 홈페이지에 메모 전문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조 목사는 이 메모에서 “운영위(당회 운영위원회)에서 CCMM빌딩 11층 사무실을 철수하라고 했다는 것을 국민노조 보도에서 읽었는데, 11층은 내가 사용하는 층으로 내가 아내에게 사용토록 한 것을 나에게 한마디도 의논치 않고 이와 같은 폭력적인 말을 한 것에 나는 크게 분노한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명했다. 또 “장로들이 이렇게 무리하게 나가면 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떠나 따로 시작할 작정이다”고 경고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앞서 지난달 26일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김성혜 총장이 무상으로 사용해온 여의도 CCMM빌딩 11층 사무실을 환수키로 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 관계자는 5일 “일부 인사들이 조 목사에게당회 운영위원회 결과를 왜곡되게 전달하면서 오해가 생긴 것으로 안다”면서 “(문제의 메모가) 조 목사가 직접 쓴 문건인지도 확인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11층 사무실을 환수키로 한 것이 아니라 리모델링을 한 뒤 적절하게 사무실을 재배치할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 목사의 관계를 음해하려는 세력이 있는 것 같다. 조 목사와 이영훈 당회장의 사이에는 아무런 오해가 없으며 매우 좋다”고 갈등설을 일축했다. 앞서 조 목사는 자신의 가족이 교회와 관련된 주요 직책을 맡은 것과 관련해 ‘교회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지난 5월 교회 내 핵심 기구인 순복음선교회 이사장과 굿피플인터내셔널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조 목사가 제출한 국민일보 회장 및 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 사표는 이달 1일 열린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서 또다시 반려됐다. 조 목사는 앞서 지난 4월 29일 열린 국민문화재단 임시 이사회에 서면으로 국민일보 회장과 발행인, 국민문화재단 이사직에서 모두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달했으나 당시에도 이사회는 조 회장의 사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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