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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투표서 결정” 소식에 독일 이미 ‘탄식’
뉴스종합| 2011-07-07 07:19
평창과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두고 경쟁을 펼친 독일 뮌헨은 최종 발표 이전 1차 투표에서 승패가 갈렸다는 소식에 이미 실패를 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영 24시간 뉴스채널인 N-TV는 IOC의 공식 발표 한 시간 전에 이미 현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평창이 2018년 개최지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N-TV는 더반으로 간 동계 올림픽 알파인스키 2관왕 출신의 마르쿠스 바스마이어와 스키선수 출신인 크리스티안 노이로이터 대회유치 홍보대사가 “평창이 1차 투표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노이로이터는 “평창의 대회 유치를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공영 바이에른 방송도 공식 발표 전 뉴스쇼 진행자가 “한국의 평창으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1차전에서 2위로 오르더라도 2차전에서 만회하려던 독일의 꿈이 무산되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독일 전역은 실패를 감지한 듯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윽고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의 이름을 부르자 여기저기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번 결정으로 1972년 하계 올림픽에 이어 동계 올림픽까지 유치함으로써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하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되려던 뮌헨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뮌헨은 이번에 경쟁을 벌인 3개 도시 중 가장 이른 2007년 12월 유치위원회를 구성했을 정도로 강한 의욕을 보였으나 유치 과정에서 설상 경기가 열리는 가미쉬-파르텐키르헨 지역의 토지 확보 문제와 일부 환경단체들의 반대 등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었다.

독일의 뉴스 전문 N-TV 방송은 “평창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뮌헨은 패배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2018년 뮌헨의 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또 “평창이 10년간 집중적이고 지속적으로 홍보한 노력의 보상을 받았다”면서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과 축구 황제 프란츠 베켄바우어까지 더반으로 날아왔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조정 선수 출신인 롤란트 바르는 “동계올림픽이 아시아에서 열릴 시기가 됐다”면서 뮌헨의 최대 약점은 일부 주민들의 반대라고 분석했다.

독일은 6일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확정되자 짙은 아쉬움을 표시하면서 ‘재수’를 각오했다. 루트비히 슈팬레 바이에른주 문화장관은 바이에른 라디오 방송에 “모든 것이 잘 준비되면 유치를 다시 신청할 것”이라면서 “다시 경쟁에 나서게 된다면 우리의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마스 바흐 독일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겸 IOC 부위원장은 “재도전 여부에 관한 결정은 추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흐 위원장은 또 “스포츠 세계에서는 승패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면서 아시아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은 새로운 시장에 도달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뮌헨 시청 앞의 마리엔 광장을 가득 메운 채 대형 전광판을 지켜보던 독일인들은 오후 5시(현지시각)를 조금 넘긴 시각 평창 개최가 발표되자 일제히 “아…” 하며 탄식을 쏟아냈다. 이어 뮌헨 개최를 예상해 준비했던 축포가 잇따라 터지고 광장 위로 풍선과 각양각색의 비누거품이 일제히 날아오르자 일부에선 “떨어졌는데 왠 축포를 쏘느냐”며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광장에서 함께 발표를 기다리던 페터 람자우어 연방 교통장관은 “이번 결과로 뮌헨이 더욱 큰 주목을 받았다”고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대형 화면 2대가 설치돼 더반 현지 상황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가수들의 공연이 이어진 마리엔 광장에는 아침부터 많은 시민이 몰려들어 인근 도로들까지 인산인해를 이뤘다. 뮌헨의 대회 유치를 기원하는 시민들은 특설 무대에서 온종일 다채로운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맥주를 마시고 독일 국기를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그러나 뮌헨의 탈락이 공식 발표된 이후 썰물처럼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사회자는 “여자 축구 월드컵 A조에서 독일이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방금 들어 왔다”며 분위기를 다시 띠우기도 했다.

독일인들은 동계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유치한 한국에 축하를 보내면서도 끝내 아쉬움을 삭히지 못하는 듯 광장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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