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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두번이나 물먹은 컨설팅사 잡는 역발상 용병술이 통했다
뉴스종합| 2011-07-07 09:33
“우리의 단점을 제일 잘 아는 곳을 우리편으로 만들어야 승산이 있어요. 무조건 헬리오스파트너스를 잡아야합니다. 그러면 평창의 개최지 선정은 반은 따놓은 겁니다.”

지난 2009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으로 취임해 착수했던 첫번째 임무였다. 미국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헬리오스파트너스는 캐나다와 손을 잡고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또,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낸 동계올림픽계의 ‘미다스의 손’같은 컨설팅사다.

유치위 관계자는 “올림픽 유치같은 큰 일을 하다보면 우리의 장점을 부각하기도 하지만 작전에 따라서는 상대 도시에 대해 네가티브 정보를 흘려야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헬리오스파트너스’의 경우 우리를 두번 물 먹인 회사다 보니 유치위 내에서 발음이 비슷한 ‘헬리콥터’도 타기 싫다고 할 정도로 감정이 안좋았던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감정보다는 이성을 앞세웠고 결국 헬리오스파트너스의 테렌스 번스(53) 사장을 만나 평창유치위와 손을 잡게 만들었다.

조 위원장의 한 측근은 “조 위원장이 번스 사장을 만났을 때 이미 헬리오스파트너스도 평창과 손을 잡고 싶어해 일이 수월하게 풀려나갔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의 용병술은 초반부터 유치위 내에서 크게 회자 됐다. 유치위 관계자는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오너답게 조 위원장은 우리의 단점을 드러내지 않는 법은 바로 과거의 가장 강력한 ‘적’을 우리편으로 만드는 것이었다”며 “이후 헬리오스파트너스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던 평창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고는 우리보다도 우리를 더 잘 알고 있는 것 같아 크게 놀랬다”고 말했다.

이후 조 위원장과 번스 사장은 김연아를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올리는 아이디어 등을 함께 공유했다. 특히 번스 사장은 아버지가 한국전 참전용사인 인연도 있어 한국과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윤정식 기자@happysik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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