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수 만에 성공한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세 번째 글로벌 공연무대가 될 전망이다. 동방의 은둔의 나라 한국을 세계 무대의 전면에 등장시킨 게 88 서울올림픽이었고 IMF의 질곡을 헤치고 나와 한국의 부활을 알린 게 2002 한ㆍ일 월드컵이었다. 이제 6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은 선진국 한국을 알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88올림픽은 대한민국을 ‘개발도상국의 롤모델’로 인식시켰다. 분단국이라는 약점과 개발도상국으로서의 시기상조론은 일거에 사라졌다.부족한 경험은 역동하는 에너지와 결집력으로 이겨냈다.
88올림픽은 전쟁의 폐허에서 눈부신 성장을 일궈낸 개발도상국 한국의 발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됐다. 남북한의 경제격차는 세계에 알려졌고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의 촉매가 됐다.
88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축적한 국제경기 개최 경험은 2002 월드컵의 자신감으로 굳어졌다. 90년대 후반 IMF 외환위기를 맞아 금 모으기 운동을 통해 드러난 한국의 단결력은 폭발하는 국민적 에너지로 다시 한 번 분출됐다. 한국의 경제적 부활과 함께 2002년 거리를 붉게 물들인 응원은 한국식 신명과 열정을 세계에 과시했다.
빠른 성장과 위기 극복을 넘어 도착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동계올림픽 종목은 선진국형 고급 스포츠로 꼽힌다. 동계올림픽이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이유다. 이번 평창의 경쟁상대 역시 독일의 뮌헨, 프랑스의 안시였다.
3번의 도전은 11년의 인내를 요구했지만 평창은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실패의 쓰라림을 겪을 때마다 경쟁 도시들과의 격차를 좁혀 나갔다. 평창의 승리로 국격을 한 단계 더 상승시킨 한국은 이제 경탄을 넘은 인정의 대상이 됐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