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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성 투자보다 위험관리형 더 빛났다
뉴스종합| 2011-07-11 11:36
6월 원자재하락 등 추세전환

선물추종매매전략엔 치명적

시장 방향성 예측 힘들땐

부실채권·전환사채 등

절대수익 투자전략 주효

수익률 악화불구 자금유입

국내 위험관리형 도입 절실





올 들어 국내에도 헤지펀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상반기 성적은 시원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소개된 헤지펀드들은 시장이 오르거나 내리는 추세가 뚜렷할 때 수익을 거두는 방향성 전략을 대부분 택했지만,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은 각종 악재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횡보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방향성 보다는 변동성을 활용하거나 위험요소를 최소화시킨 위험관리형 전략의 헤지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더 나았다.

헤럴드경제가 11일 다우존스크레디트스위스, 헤지펀드리서치, 유레카헤지 등 세계 3대 헤지펀드 조사기관의 상반기 전략별 성과(잠정치)를 종합한 결과 평균 0.24~1.48%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참조>

5월까지만 해도 연초이후 2~3%대의 성과를 보였지만 6월 글로벌 증시와 원자재 가격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수익률이 악화됐다. 유레카헤지 기준으로 6월에는 모든 전략들이 음(-)의 수익률을 거뒀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세 번 밖에 없던 경우다.

전략별로는 부실채권 투자전략과 전환사채 차익거래, 고정수익 차익거래, 시장중립 등 ‘시장(β)’ 보다는 투자대상에 내재한 ‘절대수익(α)’에 투자하는 전략들의 성과가 양호했다. 이들 전략은 실제 가치보다 할인된 부실채권, 전환사채(CB)에 내재된 절대가치, 채권간 가격차이 등에 투자한다. 따라서 시장의 부침과 비교적 무관하게 양(+)의 성과를 내는 게 특징이다.


반면 올 들어 국내에 잇따라 출시된 선물추종매매전략(CTA)은 -3%대로 가장 부진했고, 글로벌매크로 전략 역시 -2.16~1.68%로 성적이 저조했다. CTA는 유가증권, 원자재 선물 등에 후행적으로 투자한다. 오르는 추세에서는 매수(long), 내리는 추세에서는 공매도(short)로 수익을 낸다. 하지만 추세가 뚜렷하지 않을 때에는 방향이 역행하는 데 따른 손실에다 잦은 거래로 인한 비용까지 겹쳐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 6월 말 골드만삭스원자재지수가 급락하며 추세방향이 바뀐 것이 CTA전략에는 치명적이었다.

글로벌매크로는 금리, 환율 등을 예측해 선행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으로, 예측이 맞을 경우 성과가 높지만 반대의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의 경기회복 여부 등 올 상반기 글로벌 경제에는 예측이 어려운 변수들이 많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자산시장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던 지난 2년간과 달리 향후 글로벌 경제 및 증시는 방향 예측이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국내에도 방향성 전략뿐 아니라 위험관리형 전략을 펼치는 헤지펀드가 도입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 여러가지 전략을 섞어 사용하는 복합전략 헤지펀드의 성과는 3개 기관 모두에서 전체 평균을 웃돌며 수익률 상위권을 지켰다.

한편 5, 6월 수익률 악화에도 불구하고 헤지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히 이뤄졌다. 유레카헤지가 집계한 상반기 헤지펀드 순유입액은 1138억 달러로 2006년 이후 상반기 최대를 기록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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