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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 포럼-니시노 노리히코 노무라 한국 대표]인재 다양성 제대로 활용하려면
뉴스종합| 2011-07-12 10:44
오래전 한 친구로부터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언어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마 필자가 일본인이기에 그런 질문을 한 것으로 생각돼 히라카나, 가타카나, 한자를 혼용하는 일본어가 가장 어려운 언어라고 답했다. 그러나 정답은 영어였다.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원어민들조차 의사소통 시 실수를 저지르곤 하는데, 하물며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은 서로의 영어 수준과 배경을 이해하지 않고 대화하게 되면 같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의도하는 바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성이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로서로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최근 들어 사회와 기업 간에 ‘인재의 다양성’에 대한 중요성이 왕성하게 논의되고 있다. 필자 역시 성별, 국적, 종교 등 다양한 인재가 창출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업과 사회에 활력을 제공한다고 강조해왔다. 다만 10~20년 전의 주된 논점은 다양성을 이해하고 이를 수용하는 문화적인 측면이 강했지만, 이제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에 어떠한 이득을 가져다 주는가라는 실리적인 측면까지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일례로 성별에 대해 생각해보자. 여성의 사회 진출은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 보수적이라고 여겨지는 한국과 일본에서도 남녀 취업비율이 구미와 비교해 손색없는 수준까지 증대됐다. 하지만 경영자와 관리직의 남녀 비율을 비교해보면 여전히 여성이 적다. 노무라 그룹은 ‘Women in Nomura’(WIN)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네트워크 구축뿐만 아니라 성(Gender)의 차이를 보다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여성의 비율을 높이는 게 목표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남녀를 불문하고 필요한 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또 다양성을 논의할 때 우수한 인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가라는 관점에서 논의하는 경우가 많다. 우수한 인재란 학교와 시험에서 공부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성과를 올리는 사람, 혹은 성과를 올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이를 다음 단계로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즉 다양성을 수용하기만 한다면 논의백출(論議百出), 백가쟁명(百家爭鳴)에 불과해 논리 정리만 어렵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명확한 목표설정이 필수적이며,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목표달성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다양성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 위치에서의 리더십과 개개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요소다. 다만 이 경우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한 대화와는 달라야 한다.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상대가 의도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능력과 수법을 말한다. 이때 대화의 길이는 중요하지 않다. 회사 리더로서 직원들에게 보고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의사결정자가 요구하는 정보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전달했을 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기 위함이다.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그것을 활용해 무엇을 할지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을 때 인재의 다양성은 그 가치를 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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