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너무 후한(?) 車업계…산업계 임협 비상
뉴스종합| 2011-07-13 11:13
경기호조에 인상폭 확대

성과급도 역대 최대수준


임협 진행중 현대·기아차

직간접적인 영향 불가피


복수노조 시행까지 맞물려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조짐


쌍용자동차에 이어 르노삼성,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잇따라 2011년 임금협상을 타결짓고 있다. 이들 업체는 특히 작년 이후 이어지고 있는 자동차 경기 호조를 반영해 상당 수준의 임금인상에 합의하고 있어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ㆍ기아차는 물론 다른 업계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GM 노사는 최근 기본급 6만7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ㆍ격려금 700만원 지급, 직급체계 변경 및 직급수당 상향 등을 뼈대로 하는 2011년 임금협상안에 잠정 합의했다. 잠정합의안이 13, 14일 이틀 동안 진행되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최종 확정된다.

올해 쉐보레 브랜드를 전면 도입하면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한국GM은 직원에게 적지 않은 혜택을 돌려줬다. 작년 6만2000원에 그쳤던 기본급 인상액을 올해는 6만7000원으로 높였고, 직급체계 변경 및 직급수당 상향조정을 통해 2만원의 기본급 인상효과가 나타나도록 했다. 이를 더하면 실질적인 기본급 인상액은 작년보다 40% 이상 높아진 셈이다. 또 지난해 450만원이었던 성과ㆍ격려금도 올해는 역대 최대 수준인 700만원까지 지급키로 했다.

한국GM에 앞서 노사가 올 임금협상에 합의한 쌍용차와 르노삼성도 직원에게 유리한 쪽으로 협상을 타결지었다.

지난해 기본급이 동결되고 성과급 지급이 없었던 쌍용차는 올해 호봉승급은 자제하는 반면 기본급을 7만1000원 올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단됐던 직원의 단체 개인연금보험도 재가입키로 했다.

르노삼성 역시 작년 7만1300원(호봉승급 포함)이었던 기본급 인상액을 올해는 10만200원으로 3만원 가까이 늘렸고, 우리사주 60주도 지급키로 했다. 르노삼성이 우리사주를 직원에게 나눠주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처럼 올 임금협상을 마무리한 완성차 업체의 임금인상폭이 커지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상대적으로 실적호전 정도가 크지 않은 다른 완성차 업체가 직원에게 상당한 임금인상을 보장한 터에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ㆍ기아차가 노조의 요구를 완전 외면하기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올 임금협상과 관련해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기본급 15만611원 인상,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주장하고 있다. 사상 최대 이익 행진을 지속하고 있는 만큼 직원에게 성과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측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노조의 주장에 과도한 측면이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명분도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노무담당 한 임원은 “유럽 상황이 불확실하고 미래 투자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노조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다만 실적이 좋은 만큼 예년보다는 인상폭을 크게 가져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임금인상폭이 이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도미노 현상을 가져올 것이 분명해 보인다. 실적이 좋은 대기업이 노조의 다양한 임금인상 및 복지 확대 요구를 외면하는 것이 여의치 않아서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복수노조 설립이 허용되면서 노사 관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임단협이 진행돼 대규모 수익을 낸 기업은 현 노조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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