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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사람-‘연금복권’ 기획한 재정부 강환덕 과장]“500만원씩 20년…안정성이 히트쳤죠”
뉴스종합| 2011-07-14 11:20
매달 500만원씩 20년 동안 타는 연금복권(‘연금복권520’) 광풍이 불고 있다.
13일 2회차 당첨자를 뽑았지만 이미 매장에서는 3회차 물량까지 모두 동났다.
‘제대로 한방 날린’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강환덕<사진> 발행관리과장은 이 같은 인기를 예상했을까.
그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로또에 익숙한 우리 복권문화에서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오히려 깊었다고 한다. 그는 “로또 발행 이후 당첨금 때문에 ‘패가망신’하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당첨금을 쪼개서 지급함으로써 복권문화의 전환점을 만들자는 바람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의 경우는 로또 같은 일시지급식보다는 당첨금을 나눠서 주는 연금식이 보편화돼 있다고 한다.
설마 하면서 시장에 내놨지만 시장의 반응은 의외로 뜨거웠다. 기재부 공무원들조차도 예상못했던 열기였다. 최근 베이비부머 시대의 본격적인 은퇴와 빨라지는 고령화 추세와 맞물리면서 20년 동안 안정적으로 500만원씩을 나눠받는다는 ‘안정성’의 매력이 부각된 탓이다.
그렇다고 연금복권520이 그냥 하루아침에 뚝딱 하고 나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준비과정은 적잖은 시간이 필요했다. 우선 기재부는 지난 3월 관련 법을 개정해 복권 당첨금을 쪼개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했다. 지금까지 국내법은 주택복권과 로또 등을 거치면서 당첨금은 당연히 한 번에 지급하도록 돼 있었다. 또 로또복권이 복권시장의 96%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연금복권의 인기를 높이기 위해 확률도 높였다.
로또의 1등 확률은 815만분의 1이지만, 연금복권은 이보다 2.6배 이상 높은 315만분의 1이다.
복권의 액면금액도 복권구입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1000원으로 했다. 해외 경우 1~2달러는 물론 30달러에 달하는 고가 복권도 있다고 한다.
그가 설명하는 연금복권의 이름도 재밌다. ‘연금복권520’에서 520은 500만원씩 20년 동안 받는다는 의미에서 숫자를 따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로또의 경우 로또645의 경우는 45개 번호 중 6개를 고른다는 의미다. 또 세금에 있어서도 연금복권은 메리트가 있다. 로또의 경우는 당첨금이 거액이다보니 총 당첨금의 33%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반면 연금식은 매달받는 금액의 22%만을 세금으로 내게 된다.
연금복권을 도입하면서 정부가 사행심을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이에 대해 강 과장은 “복권이 도박 등 불법 사행산업 수요 일부를 대체하는 역할을 하는 등 사회·경제적 기능도 무시할 순 없다”며 “연금복권이 로또복권(점유율 96%)에 치우친 복권시장의 기형적 구조를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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