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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복원된 거북선...안정성 논란
뉴스종합| 2011-07-14 16:54
국내 최초로 3층 형태로 원형복원된 거북선이 구조를 너무 강조하다 정작 한선(韓船)의 기본능력인 복원력이 낮아져 안전성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층구조 거북선은 충남 서천의 금강중공업에 제작을 맡겨져 지난 7월 준공됐다. 국민들의 세금 40억원이 투입돼 임진왜란 당시의 원형에 가깝도록 복원된 거북선 한 척과 판옥선 한 척은 지난달 17일 예인선에 이끌려 통영과 거제에 닻을 내렸으며 인수와 준공절차를 거쳐 관광상품과 교육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은 지세포 선착장에 정박된 3층구조 거북선. 경남도의원과 한선전문가 등은 거북선의 복원력이 떨어지는 등 안전성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며 업체측의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복원력이란 외부 환경으로 인해 선체가 좌우로 기울때 다시 정상적인 위치로 돌아가려는 하부 균형의 힘을 의미한다. 한나라당 김윤근 도의원은 “바닥이 넓은 평저선(平低船)인 전통 한선 설계경험이 없는 곳에서 설계하다 보니 거북선의 무게중심이 선체 상부에 있어 복원력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14일 주장했다. 또한 “설계와 제작방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특히 가벼워야 할 선체 상부에 사용된 목재가 두꺼워 하부가 무게를 지탱하기 벅차 선체가 좌우로 심하게 흔들린다”는 것이다.

통영의 전통한선 연구가인 백영두 씨는 “거북선의 임무상 복원력이 뛰어나야 돌격선으로서의 제 기능을 발휘했을텐데 이번에 복원된 거북선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상체가 심하게 흔들려 불안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또 “선체 상부가 무거워 탑승객들이 갑자기 한쪽으로 쏠리면 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며 “궁여지책으로 20t 가량의 모래 주머니를 선체 아래쪽에 배치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조선 설계 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선박 설계사 박모 씨는 “국내 목선이 복원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단점을 노련한 목수들이 자신들만의 노하우로 보완해 왔다”며 “복원된 3층 거북선에는 그런 기술이 동원되지 않은 채 너무 급하게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17일 있었던 승선행사에서는 선체가 심하게 흔들려 탑승객들이 불안에 떠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거제 앞바다에 거북선이 도착해 권민호 거제시장 등 관계자 10여명이 승선한채 이같은 상황이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성 논란과 더불어 사용된 자재인 금강송에 대한 의혹도 일고 있다. 김 의원은 “경남도가 거북선과 판옥선을 복원하면서 고유 수목인 금강송을 사용한다고 했으나 실제 사용된 목재는 미국산 미송”이라는 주장도 폈다.

이에 대해 경남도는 “이번에 복원한 거북선은 철갑지붕을 가진 구조적 특성상 선체 상부가 무거워 판옥선에 비해 안정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있다”면서도 “감리사에서 수행한 안정성 시험에서 모두 선박안전법령을 준용한 기준을 충족했다”고 반박했다.

또 “건조 장소인 충남 서천 장항에서 거제와 통영시까지 예인하면서 해상의 파도를 만나며 빠른 속도로 장거리 항해를 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을 보면 안전성은 확보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에 공동선주인 거제시는 태풍 피해와 관리상 문제도 있지만 안전성 문제 등을 고려해 거북선을 육상에 올려서 관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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