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지겨운 장마...올해 왜 더 독해졌나
뉴스종합| 2011-07-16 08:53
올해 장맛비가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퍼붓고 있다. 연일 신기록 행진이다. 일요일인 17일에는 비가 그치겠지만, 정말 지리하다. 최근 몇년간 마른 장마의 특징을 보이던 장맛비가 올해 이토록 많은 비를 쏟아내는 이유는 뭘까.

▶올핸 북태평양 고기압 파워가 너무 강해

이유는 예년에 비해 강력해진 ‘북태평양 고기압’에 있다.
장마전선은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발생하는데 이때 발생한 장마전선이 차고 건조한 북서쪽의 시베리아 고기압과 만나 비를 내린다. 북쪽 찬 고기압이 강하면 적은 비가,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면 많은 비가 발생한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고온다습해 장마전선에 많은 에너지를 공급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북쪽의 찬 고기압이 느리게 움직여 장마전선이 한반도에 오래 머물며 비를 뿌리고 있다.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찬 고기압이 만나 발생하는 ‘제트기류’도 물폭탄에 한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두 고기압의 충돌으로 1.5㎞ 상공에 부는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가 장마전선으로 유입돼 강수량이 늘고 있다”면서 “안그래도 강한 장마전선에 지구의 남쪽에서 북쪽으로 부는 제트기류가 적도 부근의 습하고 무더운 공기까지 전해줘 초국지성 장맛비를 내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물폭탄 결과로

‘왔다 하면 폭우’로 내리는 강수의 형태가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의한 것이란 분석도있다. 정관영 기상청 기상예보국 국장은 “2000년대 들어 강수횟수는 줄었지만 한번 올 때 비가 몰아서 내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온도와 강수량이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공기가 따뜻해지면 대기에 비를 유발하는 수증기도 덩달아 많아지기 때문이다.

올해 유난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한 것과 최근 가을장마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원인을 이 연장선상에서 찾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로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은 강력해진 반면, 차고 건조한 시베리아 고기압의 남하속도는 느려졌기 때문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갈수록 한반도 강수형태가 열대지방과 비슷해지고 있다”면서 “‘초국지성 호우’가 잦고 8∼9월에 내리는 비의 양이 많을 뿐만 아니라 여름장마와 가을장마 간격도 매우 짧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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