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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 누가 경쟁자인 줄 몰랐다
뉴스종합| 2011-07-20 13:33
지난 2008년까지만 해도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의 최강자’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렸던 일본의 닌텐도. 지금은 스마트폰 열풍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IT기업이 됐다.

불과 3~4년전 만 해도 전세계 어린이들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장 받고 싶은 선물 1위로 꼽혔던 닌텐도의 휴대용 콘솔 DS시리즈, 동작인식게임 ’위(Wii)’는 이제 애플의 아이폰에 밀려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닌텐도는 5500억엔이 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작년 회계연도 닌텐도의 순이익은 2009년 대비 3분의 2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1947년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닌텐도의 추락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스마트 시대의 도래를 간파하지 못한 데 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급속히 늘어난 모바일 게임기가 DS 전용 게임기 시장을 잠식해 갔지만, 닌텐도 경영진은 이런 시장 트렌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사진설명>닌텐도가 지난 6월 세계게임쇼(E3)에서 발표한 신형 비디오 게임기 ’위유(WII U)’ 위유는 콘솔과 리모트 컨트롤러로 구성되어 있으며, 컨트롤러는 태블릿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사진설명>일본 교토에 있는 닌텐도 본사 전경



결과는 참담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앱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즐기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닌텐도의 전용 게임기는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여기에 경쟁사인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이 동작인식게임을 내놓으면서 닌텐도 고유의 차별성 마저 퇴색돼 버렸다.

소프트웨어에도 문제가 있었다. 닌텐도가 피트니스 게임 ‘위핏’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경쟁사인 소니와 MS는 PS무브와 키넥트를 내세워 닌텐도의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닌텐도 CEO 이와타 사토루

뒤늦게 지난 달 세계게임쇼(E3)에서 위 후속으로 ‘위유’(Wii U)를 내놓았지만 전문가들의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개발일정이 경쟁사인 소니의 PS비타나 애플의 아이폰5보다 늦고 닌텐도의 이전모델(’위’)과도 별 차이가 없어 닌텐도의 미래 승부수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닌텐도의 위기는 변화의 흐름에 대응한 전략의 부재를 보여준다"며 "닌텐도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재도약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최상현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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