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필립스, M&A로 돌파구는 찾고 있지만...
뉴스종합| 2011-07-20 13:38
필립스는 한때 프리미엄 가전의 대명사로 불리던 네덜란드의 자존심이였다. 세계 최초로 카세트테이프를 상업 생산했고, 콤팩트 디스크(CD)를 발명하는 등 연구개발을 선도하며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왔다. 더 오랫동안 정상의 자리를 지킬 줄 알았던 필립스는 그러나 일본·한국의 경쟁업체들이 부상하면서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필립스는 시대 변화에 발빠르게 따라가지 못했다. 대량 생산 체제에 신기술이 나오면 곧바로 관련 제품이 시장에 쏟아지는 등 전자 시장의 기술 발전 속도가 매우 빨랐지만, 필립스는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 전략적 부재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필립스에는 장기적인 전략이 없었다. 그때 그때 시장 상황에 따라 기술자들이 좋은 물건을 만들면 그냥 내다 파는 식이었다.

최고의 기술력을 앞세운 직원들을 앞세워 과거에는 성장을 거듭했지만, 시장 급변과 업체들간의 기술 수준이 비슷해 지면서 필립스의 강점은 사라졌다. 소비자 가전·전자부품 등 품목도 너무 다양했지만 경쟁자들과 ‘차별화’를 할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실패한 것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이익과 손실이 들쭉날쭉하면서 필립스의 올 1분기 순이익도 3분의 1이나 급감했다. 전세계 수백곳에 생산기기를 운용하는 비효율적인 구조도 경쟁력 저하의 주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올해도 필립스의 항해는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지진 대해일)로 공급체계가 붕괴됐고 정전 등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필립스는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과 인도와 브라질과 같은 신흥시장에 수익성이 높은 조명사업과 건강관련 제품 판매에 주력해 옛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강조높게 추진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필립스에 대해 "경쟁열위의 상황을 직시하고 M&A로 우회경로를 발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필립스가 최악의 상황으로 까지 내몰리진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이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