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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합류, 남북간 접촉 가능성 높아져
뉴스종합| 2011-07-22 10:03
차기 북핵 6자회담의 북한측 대표로 예상되는 리용호 외무성 부상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에 전격 등장하면서 지난 5월 남북 비밀접촉 이후 두달만에 남북이 다시 만날 전망이다. 북한이 “23일 모든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힌터라 22일중 성사될 것으로 예상되는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리 부상간 접촉 결과에 따라 남북대화 및 6자회담도 새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당국자간 회동 시 북한이 어떤 패를 들고 나올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발리 현지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외교 소식통은 “22일중 현장에서 남북 실무진간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이 23일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예측이 어렵지만 이번 ARF회의에서 북한의 태도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사실은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청와대가 만나지 말라고 지침을 준 것은 아니니까 현장에서 상황에 따라 판단해서 대처할 것”이라며 “결과를 봐야 하고 결과가 있으면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박의춘 외무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은 전날 밤 10시(현지시간)쯤 발리에 도착했으며 박 외무상은 공항에서 기다리던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닫았다. 리 부상은 박 외무상보다 이른 7시30분께 외무성 관계자들을 이끌고 별도로 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 외교의 핵심 당국자인 리 부상이 당초 예상을 깨고 대표단에 합류한 것은 북한도 이번 ARF를 남북대화 및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국면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으로선 남북이 계속 정면대립하면 미국으로부터의 식량지원을 받지 못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리용호 부상은 그간 ARF에 계속 참석했던 인물인 만큼 적어도 위성락 본부장과 리 부상간의 만남은 기대해 볼 수 있다”며 “기대되는 상황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측이 이번 ARF에서 천안함ㆍ연평도 문제는 거론하지 않겠다는 유연한 제스처를 취한 만큼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남북 비핵화회담으로 시작되는 6자회담 재개 프로세스가 본격적인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 남북관계 회복을 위해 최근 조성된 일부 긍정적 기류가 힘을 받지 못할 수 있다.

한편 남북은 23일 오후에 발표될 ARF 의장성명을 놓고 치열한 물밑 외교전에 돌입했다. 정부는 21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22일 한미 양자회의, 23일 한미일 3자 오찬 등을 통해 한미일과의 공조를 강화할 계획이다. 북측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기 위해 아세안국가들과의 양자, 다자회동에 활발히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춘병ㆍ안현태ㆍ김윤희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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