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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강경파 반발‘ 자중지란’
뉴스종합| 2011-07-29 13:00
찬성 과반확보 실패

막판협상 동력도 상실

협상 금주 주말이 분수령

미국 야당인 공화당의 자체 부채 협상안인 ‘2단계 증액안’ 표결이 28일(이하 현지시간) 당초 예정됐던 시간에서 연기되면서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당내 강경 보수파 의원들의 반대로 표결 처리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여당과의 협상에서도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

▶베이너 리더십 총체적 위기=미국의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시한이 닷새 앞으로 다가오자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전체 의원회의를 열고 당초 오후 6시 ‘2단계 증액안’ 하원 표결을 강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가결에 필요한 찬성 216표가 확보되지 않아 같은 날 늦은 밤으로 돌연 연기했다.

베이너 의장이 내놓은 2단계 방안은 향후 10년간 정부지출을 9150억달러 감축하는 조건으로 일단 올해 말까지 부채상한선을 9000억달러 늘린 뒤 내년 초 협상을 통해 부채 상한선을 추가로 높이자는 내용이다.

2단계 증액안에 대한 하원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베이너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고 있다. 민주당을 상대로 이 협상안을 밀어붙이려던 공화당 지도부는 당내 의원 집결에 실패하면서 막판 협상 타결에 필요한 동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티파티 진영의 공화당 의원들은 2단계 증액안의 지출삭감 규모가 턱없이 작다며 반발해왔다. 현재까지 적어도 19명의 공화당 의원이 공식적으로 베이너 안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측은 25명 이상의 의원이 반대하면 자체 협상안 통과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이너 의장이 수차례 법안 통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하원 표결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왔지만, 결국 표결이 연기됨으로써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 “상원서 즉각 부결” 반격 채비=이와 관련, 백악관과 민주당은 베이너 안이 하원에서 가결된다 하더라도 상원 전체회의에서 즉각 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의 2단계 증액안은 앞으로 수개월 내에 또다시 부채 상한 증액과 관련한 정치권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며 “나라를 또 한 번 위기로 몰고 갈 공화당 안을 찬성할 사람은 민주당에 단 한 사람도 없다”고 맞섰다.

민주당은 10년간 2조7000억달러의 지출을 삭감하고 2012년까지 부채상한선 2조4000억달러 증액을 골자로 하는 협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백악관도 단계적 증액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상ㆍ하원에서 모두 통과될 수 있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의회에 촉구했다.

▶여야 협상 이번 주말 최대 고비=이에 따라 미 정치권의 부채협상은 이번 주말이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디폴트라는 ‘국가적 재앙’을 막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는 만큼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협상 난항으로 인해 이미 경제는 타격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의회가 결국은 타협점에 도달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의 목적은 미국 경제와 미국 국민을 지키자는 것”이라면서 “모든 사람이 이런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면 협상은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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