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고객 외면한 2.4 중형 세단, 터보에 밀려 역사 속으로 지다
뉴스종합| 2011-07-30 09:00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고군분투했던 현대ㆍ기아차의 2.4 모델이 강력한 심장을 달고 출시된 2.0 터보에 밀려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는 지난달 말을 끝으로 쏘나타와 K5 2.4 GDI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이로써 10여년 동안 현대ㆍ기아차 중형 세단의 한 축을 담당했던 2.4 모델은 단종되고, 2.4 GDI엔진은 준대형인 그랜저와 K7을 통해 명맥을 잇게 됐다.

2.4 중형 세단이 단종에 이른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의 외면이다.

작년 2월 2.4 GDI 엔진을 달고 새롭게 태어난 쏘나타 2.4 GDI 모델은 전체 쏘나타 판매량에서 7%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출시 첫 달인 2월 664대가 판매되며 쏘나타 내 점유율 5.4%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작년 전체 실적을 놓고 보면 소나타 전체 판매량 13만5735대의 2.6%인 3520대 판매에 그쳤다.

K5 2.4도 상황은 비슷했다. 작년 5월 출시 직후인 6월과 7월 K5내 점유율이 6.0% 및 7.9%까지 치솟으며 희망을 엿보게 했다. 하지만 올 들어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전체 K5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대로 내려왔고 지난 5월에는 1.6%까지 곤두박질쳤다.

현대ㆍ기아차 2.4 GDI 모델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2.0 모델에 비해 가격이 비쌌다는 점이다. 2.4 모델에는 2.0 모델 고급사양이 대부분 적용돼 성능개선을 감안하더라도 가격부담이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2.0 모델 대부분은 배기량 기준에 따라 5%의 개별소비세를 부담하지만 2.4 모델은 10%를 부담해야 하는 부분도 경쟁력을 잃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에서 2.0 터보 GDI 모델이 출시되자 2.4 GDI 모델은 설 곳을 잃었다.

2.4 GDI 모델의 최고출력은 201마력, 최대토크는 25.5㎏ㆍm이다. 반면 2.0 터보 GDI는 최고출력 271마력, 최대토크 37.2㎏ㆍm으로 2.4 모델을 압도하는 강력한 성능을 확보했다. 가격 역시 2.4 모델이 2888만~3000만원인 반면 2.0 터보 모델은 2850만~2960만원으로 더 저렴하다.

2.4 모델이 2.0 터보에 비해 유일하게 경쟁우위를 확보한 부분은 연비다. 2.4 모델의 연비는 ℓ당 13.0㎞이고, 2.0 터보는 ℓ당 12.8㎞로 2.4 모델이 근소한 우위를 점한다. 하지만 차량 선택에 영향을 주기에는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2.0 터보 GDI 모델이 출시된 이상 2.4 GDI 모델은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지난달 말을 끝으로 생산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ㆍ기아차가 배기량이 2000㏄를 웃도는 중형 세단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함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형 세단 가운데서는 르노삼성의 SM5 2.5 모델과 하반기 출시될 한국GM의 말리부(2.5ℓ급)만 배기량 2ℓ 이상 차량으로 남게 됐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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