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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대 게임박람회라던 차이나조이, 미인 전시회?
뉴스종합| 2011-08-01 08:39
【상하이= 정태일 기자】“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중국 게임 트렌드가 뭐라는 감은 좀 잡혀야 하는데 성과가 너무 없네요. 눈요기만 하고 갑니다.”

지난 달 30일 상하이 푸동 공항에서 만난 한 대형 게임업체 관계자로 부터 차이나조이 관람평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예상은 했지만 도우미와 이를 보려는 관람객들로 득실거려 제대로 된 시장분석은 못했다”며 “차이나조이 일정이 하루 더 남았지만 더 있어봤자 소득이 없을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국내외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차이나조이가 지난 4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31을 막을 내렸다. 올해로 9회를 맞는 차이나조이는 한 번 대회를 할 때 마다 15만 명에 가까운 관람객이 몰리고, 전시공간 규모도 3만5000㎡(1만 평 이상)일 정도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게임박람회로 통한다. 일각에서는 차이나조이가 미국의 E3, 일본의 도쿄게임쇼(TG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박람회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를 둘러보거나 직접 부스를 배정받아 비즈니스에 직접 나섰던 한국 게임업체들은 규모나 명성에 비해 내용은 실망스러웠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들은 중국 게임업체들이 집객 경쟁에만 집중해 정작 신경써야 할 차기작 공개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게임장 안에는 심한 노출 의상을 입은 도우미들과 시끄러운 음악 그리고 각종 프로모션 행사로 가득찼다. 가장 과열됐던 곳은 1관이었다. 이곳에는 텐센트, 샨다, 거인 등 중국의 대형 게임업체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각 부스에는 수십명의 도우미들이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며 운집한 관람객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고 있었다.

부스 안에는 각종 종류의 게임들이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준비됐지만,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게임하는 공간이 아니라 도우미들 앞의 포토존이었다. 심지어 일부 게임장은 한산한 반면, 기념품을 받고 도우미들과 사진을 찍는 포토존은 몇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광경도 나타났다. 


1관 만큼은 아니었지만, 2~4관에도 핫팬츠에 탱크탑만 입은 도우미들이 관람객 몰이에 나섰다. 한 곳에서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도우미들이 쇼를 하면, 다른 곳에서 도우미 인기투표를 하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도우미가 없는 부스는 관람객들로 부터 외면 받았다. 어떤 곳은 아예 게임기를 일찍 정리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차이나조이가 철저히 볼거리 위주로 진행되자 사업 성과를 기대했던 국내 게임업체들은 갈수록 내실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지사를 둔 게임사 관계자는 “작년만 해도 차기작들 데모 게임하는 공간이 있어 중국 게임시장 판도를 예측할 수 있었는데, 올해는 전혀 이런 공간이 보이질 않았다. 반면 도우미 숫자는 훨씬 늘어났다”고 말했다.

중국 게임사와 계약을 시도하기 위해 박람회장 한 켠에 B2B 부스를 받은 국내 게임 관련사들도 마찬가지 반응을 보였다. 한 보안전문업체 관계자는 “중국 게임시장에서 보안은 아직 무풍지대라 고객 확보를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현지 게임사 관계자를 아직 제대로 만나보지도 못했다”고 털어놨다.

/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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