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한국서 통하면 다 통한다” 글로벌화장품 ‘韓流구애’
뉴스종합| 2011-08-01 09:25
비비크림 선풍적 인기 영향

콧대 높던 랑콤·바비브라운…

색조 브랜드 이례적 출시


한국여성 피부에 맞춘 립스틱

이보영 등 국내 톱스타 모델기용

감성자극 현지화 마케팅 주력



콧대 높은 글로벌 화장품이 한국 여심(女心) 공략에 나섰다. 한국 여성의 피부를 생각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거나 눈높이식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히 한국만을 노린 것이 아닌, 아시아 전역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한류가 화장품 시장으로까지 번지며 한국에서 유행한 화장품이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랑콤이 비비크림을 국내에 선보인 데 이어 바비브라운과 맥 등 색조 전문 글로벌 브랜드도 연달아 비비크림을 출시했다. 비비크림은 독일에서 피부과 시술 뒤 피부의 붉은 기운을 가리기 위해 개발한 기능성 제품. 이 화장품은 정통 색조 메이크업 브랜드에서는 화장품 축에 들지 못하던 사실상 ‘서자’나 다름없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국내에서 비비크림이 파운데이션 대용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정통 해외파 화장품 업체도 부랴부랴 비비크림을 선보인 것이다.

맥 관계자는 “한국에서 비비크림이 거센 돌풍을 일으키다 보니 본사에서 상품화를 서두르게 됐다”며 “색조 전문 브랜드에서 비비크림을 만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맥은 ‘코리안 캔디’라는 이름의 립스틱도 내놓고 한국 여성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코리안 캔디’는 노란 톤의 피부색을 화사하게 보정한다고 알려진 다홍색 립스틱이다.

이 립스틱은 한국의 맥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직접 기획해 세계 전역에 선보인 제품으로 유명하다. 맥은 ‘한국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립스틱’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달 초 ‘코리안 캔디’에 이어 2종의 립스틱을 추가 출시했다.

한국 여심을 유혹하기 위해 스타 마케팅 카드를 뽑아든 경우도 있다. 바비브라운은 제품이나 시기별로 탤런트 이보영, 박예진, 박시연 등 톱스타급 연예인을 모델로 총동원했다. 이들 모델은 대부분 20~3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은 A급 연예인이다.

미국에 있는 바비브라운 본사는 본래 제품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빅모델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신인 모델 위주로 기용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바비브라운 관계자는 “한국의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쓰는 이유는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화장을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한국 화장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인 셈”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화장품 업체가 한국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거나 한국형 마케팅에 주파수를 맞추는 이유는 한국이 아시아 화장품 시장 성패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화장품 관계자는 “한국 시장에서 히트한 화장품은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 여성 사이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화장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가 조명받으면서 한국 여성의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는 아시아 여성이 급증했다”며 “한국에서 히트친 제품은 곧 아시아 전역에서 팔리는 인기상품이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전문가들도 이같은 화장품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맥 홍보팀의 박미정 차장은 “비비크림과 ‘코리안 캔디’ 등 한국형 제품이 출시된다는 것은 한국 여성의 화장 스타일이 세계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방증”이라며 “지구촌에 부는 한류 열풍이 화장품 산업에도 점차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며 전세계 화장품 업계에 이를 주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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