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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표 부진…프로그램 매물폭탄 주의보
뉴스종합| 2011-08-02 11:57
美 2분기 GDP성장률 저조

불확실성 고조·투자 위축


원·달러환율하락 매도 자극

外人 매수차익 청산 저울질

베이시스·환율 향방 관심을




미국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대한 증시 반응은 고작 하루에 그쳤다.

프로그램 매수세에 의존해 들썩였던 증시는 역시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도세에 그대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어지며 그간 쌓인 프로그램 매물이 오히려 부담이 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시장에 유입된 차익매수 순누적액은 4조원에 이른다. 6월 초 이후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와 원화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매수세가 대규모로 유입되면서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서도 국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했다.

전일도 지수의 상승을 이끌었던 것은 프로그램 차익매수였다. 주요 투자주체의 매매에서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움직임은 마이너스에 가까웠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일 대규모 차익 프로그램 매수로 인해 최대 매수 주체였던 국가ㆍ지자체의 매수 여력이 고갈됐고, 1조원이 넘는 외국인의 매수차익잔고도 청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외국인 매수차익잔고 보유자들의 청산 욕구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본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 이뤄지며 베이시스가 1 안팎까지 좁아지며 차익매도를 촉발했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인덱스펀드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이 이뤄지며 비차익매매도 11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프로그램 매도의 원인은 결국 허약한 미국 경기다. 부진한 경기지표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에서 단순히 디폴트를 면했다는 것은 상승 동력으로는 부족하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2분기 GDP성장률은 1.3%로 시장예상치인 1.8%에 크게 못 미쳤고, 1일 발표된 7월 제조업지수 역시 50.9로 시장예상치 범위 51~56을 밑돌았다. 미국 경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부문의 부진으로 하반기 성장 모멘텀 회복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그만큼 커졌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채무한도 재조정 문제 이전부터 미국 경제의 이상징후가 감지됐으며, 향후 재정긴축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작용할 성장둔화 요인까지 감안할 때 당분간 경기 불투명성 우려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경하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달 옵션만기를 전후해 베이시스 약세와 원/달러 환율의 단기 기술적 반등이 맞물리면서 일부 청산물량이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차익순매수 일부 청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 베이시스와 환율 움직임에 관심을 둬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 3~5월과 같이 급격하게 청산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봤다. 유 연구원은 “평균 베이시스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외국인의 환차익 실현을 논하기엔 아직 절대적인 환율 하락 폭이 작다. 본격적인 매수차익잔고 청산은 원/달러 환율 1030원 이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미 기자/ hu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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