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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수해복구 성금 50억원 동일한 까닭?
뉴스종합| 2011-08-03 08:54
사상 초유의 집중호우로 수재민들이 고통을 받는 가운데 주요그룹들이 일제히 수해복구 성금을 내고 복구작업에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수재민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것이 기업 본연의 역할이라는 공감대가 배경이다. 기업들의 수해복구 지원은 점점 물결이 번지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4대 그룹의 수해복구 성금 액수가 50억원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삼성은 2일 수해복구에 써달라며 50억원의 성금을 냈고, 앞서 LG, 현대ㆍ기아차, SK 역시 50억원을 기탁했다. 이는 통상 그룹 규모별로 성금 규모가 달랐던 예전의 사례와 비교된다.

그룹들은 이번 수재가 전국적이기는 하지만 경기 북부와 부산, 서울 일부 지역에 집중된 것이고, 매년 연말 불우이웃돕기 성금 등과는 다른 성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부촌인 강남이 집중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성금 액수가 크게 중요한 의미가 없었다고 강조한다.

4대그룹 한 임원은 “공교롭게도 성금 액수가 같은데, 서로 맞춘 것은 아니다”며 “성금액 보다는 수재민을 위한 실질적인 봉사활동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과 LG는 가전제품 무상 수리, 현대차는 피해차량 수리와 점검, SK는 피해 주택 복구 지원 봉사를 활발하게 전개하는 등 성금액수 이상의 ‘정성’을 들이고 있다. 직원들을 앞세운 자원봉사는 돈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설명도 곁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해 복구 등 재난시 기업 성금 규모를 자연스럽게 조율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기능이 상실한 측면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대기업에 대한 서비스 보다는 정부 눈치나 보는 전경련에 대한 기업들의 반감이 전경련과의 조율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인 성금 금액 결정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요즘 전경련이 대기업을 위해 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본다”며 “그룹에서 말은 안하지만 전경련의 성금 가이드라인에 굳이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이에 자체적으로 성금액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동안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액 등은 전경련의 권고안에 따라 삼성이 가장 많은 액수를 내고, 나머지 3대그룹은 이보다 적은 액수를 내는 형태를 취해왔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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