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물탐구
“디자인은 국가·기업 발전의 원동력”
뉴스종합| 2011-08-05 11:09
“디자인 정책 총괄 국가기관 필요”

부처로고 모아‘국가이미지전’개최도




“차 한잔해야죠.”

김정<사진> 미래희망연대 의원은 사무실을 찾는 손님에게 매실차를 건넨다. 김 의원이 직접 담근 것이다. 손님에 대한 작지만 세심한 배려다.

김 의원은 디자인을 전공한 첫 국회의원. 학부 때부터 프랑스 유학 시절까지 같은 길을 걸어온 디자인전문가다. 최근에는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활동으로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는 김 의원이지만 의정 활동 이후 한시도 디자인에 대한 열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집무실 구석구석에서도 김 의원의 감각은 느껴진다. 국회의원 당선 후 선물 받았다는 판화 두 점은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 했다. 허전할 뻔했던 탁자에는 사탕이며 주전부리들을 담아놓는 작은 도자기 그릇 두 개가 자리 잡고 있다. 김 의원이 인사동에 갔다가 산 것들이다.

그는 “막상 국회에 오니까 미술ㆍ디자인 정책을 챙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며 “상임위는 상임위대로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도 함께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의 관심사는 ‘대한민국의 디자인 정책’. 김 의원은 “아직까지 디자인은 단순히 외관을 아름답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수단으로 생각할 뿐, 국가와 기업의 발전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은 디자인 강국인가”라는 질문에 김 의원은 아직까지 “노(No)”라고 답한다. 김 의원은 국가 경쟁력 면에서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이지만 아직도 국가의 이미지는 그 위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6월 말 국회에서 우리나라 각 부처의 로고(GIㆍGovernment Image)를 모아 ‘국가 이미지전(展)’을 열었다. 대한민국이 어떻게 시각화되고 있는지 직접 눈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디자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다.

김 의원은 “막상 GI를 한곳에 모아 보니 디자인이 중구난방이었다”며 “일관성이 부재하다면 적어도 디자인에 대한 매뉴얼이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프랑스에서 도시계획과 출신이 파리 시장이 돼 파리의 상징이 된 큰 도로망을 만들었다. 지금의 파리는 그때 만들어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디자인이 갤러리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고민의 연장선에서 그는 오래전부터 ‘국가디자인위원회’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현재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6개 부처에서 디자인 문제를 나눠 담당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일관되게 국가의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디자인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이나 위원회가 없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며 “이제는 무궁화와 태극, 호랑이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시각화하는 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미정 기자/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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