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대검 결국 불출석…길잃은 저축銀 국조
뉴스종합| 2011-08-05 11:39
기관보고 불참·野 핵심증인 이영수 KMDC 회장은 美출국…

한나라“특검 불가피”민주“국조 무력화 안돼”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여야의 증인 채택 협상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측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던 이영수 KMDC 회장마저 최근 미국으로 출국해 사실상 증인 출석이 불가능하게 됐다. 국정조사의 핵심 기관인 대검찰청도 기관보고를 거부했다. 결국 모든 의혹의 해소는 특검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영수 미국 출국, 국조 출석 불가능=5일 민주당 소속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미국 LA로 최근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정황상 국정조사 증인 출석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정진석 청와대 전 정무수석과 함께 민주당 측에서 신삼길 전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여권 고위관계자의 연관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증인으로 요구한 인물이다.

그는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외곽 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현 뉴한국의 힘) 대표를 지낸 인물이다.

이 회장의 이번 미국 출국은 표면적으로 사업 목적이지만 정치권 내에서는 조직화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는 이 회장이 내년부터 실시될 재외국민 투표를 겨냥해 미주 지역에 조직화 사업을 위해 나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이 미국에서 상당 기간 체류할 것으로 전망돼 국정조사 출석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증인 채택을 위해 국정조사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유명무실해졌다.

당초 민주당은 이 회장과 함께 한나라당 측에 정 전 수석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와 김황식 국무총리 그리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박지만 씨와 그의 부인 서향희 변호사 등을 대거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최근 협상과정에서 다른 모든 증인 후보들을 제외하고 이 회장과 정 전 수석 두 사람만을 증인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측은 처음엔 이 제안을 받아들일 듯했으나 지난 3일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에 대한 기관보고에서 대검찰청이 출석하지 않기로 결정해 특위 회의장에 마련된 대검 차장과 중수부장 등의 자리가 비어 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핵심 기관인 대검도 국회 거부=여기에 이번 저축은행 국정조사의 핵심기관으로 꼽히는 대검찰청도 이날 열린 기관보고에 불참했다. 대검 측은 “소추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조사에 차질이 우려된다”며 국정조사 기관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 같은 대검의 태도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 특위 소속 여야 의원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강력 반발, 검찰 인사들에 대해 동행명령장 발부를 의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검을 고발하겠다” “대검의 위헌행위에 대해 헌법소원 청구를 해야 한다” 등의 의견과 함께 특검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현 시점에서 국정조사가 우선”이라며 “국정조사를 무력화하는 특검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청와대 인사들과 검찰의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 불가방침을 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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