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아는 노래도 아기자기하게…젠체하지 않는것이 큰매력”
엔터테인먼트| 2011-08-08 11:00
작은 악기를 든 이 뮤지션들이 못 서는 무대는 없다. 지난달 말 국내외 대형 밴드가 총출동한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 록의 굉음을 뚫고 우쿨렐레 소리를 들려줬다. 그 며칠 전엔 하와이의 세계적인 우쿨렐레 축제인 ‘우쿨렐레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지난 6일엔 팀명과 같은 이름의 페스티벌로서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우쿨렐레 피크닉 재팬’ 무대에서 배우 윤손하와 합동 공연을 펼쳤다.

‘국내 최초로 우쿨렐레를 중심에 둔 대중음악 밴드’를 지향하고 지난해 출범한 팀, 우쿨렐레피크닉〈사진〉을 여의도 KBS 앞에서 만났다.

얼마전 2집(알로하, 기분 좋은 인사)을 낸 이들은 멤버 구성부터 심상찮다. 3인조. 가야금 세 쌍둥이 그룹 IS의 첫째 김진아, ‘님은 먼곳에’ 등 숱한 영화에 참여한 영화음악감독 이병훈, 하찌와 TJ 출신의 뮤지션 TJ(조태준)가 그들이다.

각자 음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이 언뜻 사소해 보이는 악기 우쿨렐레를 매개로 의기투합한 까닭은 뭘까.

[사진=루오바팩토리]


이 감독은 “가장 팝적이다. 차랑고나 발라라이카 등 비슷한 민속악기로는 조율이나 울림의 문제 탓에 가요나 팝 반주를 할 수 없다”며 “가장 큰 매력은 누구나 아는 곡을 우쿨렐레로 연주했을 때 아기자기한 맛이 나 재미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TJ는 “우쿨렐레는 악기의 특성이 작곡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멜로디에 중점을 두게 되고 노래가 모나지 않고 유해져요.” 김진아는 “가야금이 다소 무겁고 진지하다면, 우쿨렐레는 음색부터 즐겁고 편안하다. 악기만 잡아도 절로 유쾌해진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우쿨렐레의 본산 격인 하와이에 다녀오고 악기의 매력에 더욱 빠졌다. 그들은 “우쿨렐레에도 정신이 있었다”고 했다. 수천 명의 관중이 몰리고 무대도 제법 큰 페스티벌이지만 분위기는 모닥불에 가까웠다. 모든 팀이 2곡 정도씩만 하고 다음 팀에 자리를 양보했다. 운영도 허술하리만치 자유로웠다.

TJ는 “객석에 앉아 있는데 아는 주최 측 관계자가 오더니 ‘다음에 네가 올라가서 한 곡 해. 심심하잖아’라고 해 무대에 올랐다”며 웃었다.

“그게 우쿨렐레의 정신인 것 같아요. 젠체하지 않고 모두가 가족처럼 편안하게 음악을 ‘즐기는’ 것.”

이들은 우쿨렐레 음악으로 이스라엘 카마카위워올레(일명 IZ), 제이크 시마부쿠로, 잉그리드 미켈슨의 것을 추천했다.

‘그래도 영화음악가인데 차기작은 뭐냐’는 질문에 이 감독이 손사래를 친다. “영화는 당분간 안할 거예요. 스트레스 너무 받고, 우쿨렐레 연주할 때랑 너무 비교돼요. 이렇게 즐거운데.”

임희윤 기자/ im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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