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문화공간이 된 옛 서울역사, 문화재와 현대예술의 만남
라이프| 2011-08-13 09:16
고풍스런 원형 돔이 특징인 옛 서울역사(驛舍)가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은 국가사적 284호인 구 서울역사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최근 ‘문화역서울 284’로 재개관했다. 서울에 몇 남지 않은 근대건축물로서, 1925년 건립당시의 서울역의 원형을 복원하고 다목적 다기능의 문화공간으로 역사를 공식 탄생시킨 것은 어쨌거나 고무적인 일이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앞으로 이 공간이 우리 문화가 세계로 나가는 관문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 문화역서울 284는 앞으로 5년간 진흥원이 문화부로부터 위탁받아 관리,운영한다. 정식개관은 내년 3월로 잡혀 있다.

진흥원 측은 개관 기념으로 내년 2월 11일까지 ‘카운트다운’이라는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술감독 김성원 씨(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기획한 이번 프로젝트에는 김소라 김주현 김홍석 노재운 박찬경 배영환 안규철 안은미 등 20여명의 역량있는 작가들이 참여해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고색창연한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이 많아 눈길을 끈다.

김성원 감독은 "1925년 당시 모습으로 되돌아간 서울역사가 어떻게 21세기를 향한 생활문화 생산의 발원지로 기능할 수 있을지 살펴보고, ‘문화재와 동시대 문화의 생산적 공존’을 모색해봤다"며 "오는 2012년 3월 문화역사로써 공식 출범할 때까지 6개월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서울역사에 펼쳐질 실시간 액션으로 꾸준히 변화하고, 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외에 인디밴드들의 다채로운 공연, 영화 상영, 건축 디자인 전문가들의 강연도 곁들여진다. 복원이 끝난 옛 서울역사 1층 중앙홀은 공연 전시 이벤트 카페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된다. 또 일제 강점기 ‘조선 최고의 양식당’으로 이름을 떨쳤던 서울역사 그릴(2층)은 전시, 강연 등의 다목적홀로, 여타 공간은 아카이브, 기획전시실로 활용된다.



한편 문화역 서울284의 출발을 기념해 서울역사 바로 맞은 편의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는 재미 아티스트 김수자의 ‘보따리 트럭-이민자들’이 오는 28일까지 상영된다. 다양한 이들의 삶의 이야기를 보따리에 싼채 세계 곳곳을 여행한 김수자의 영상작업 ‘보따리트럭’은 수십년간 한국인의 이동과 교류의 핵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의미와, 이주자, 여행자, 노숙자가 공존하는 현재의 서울역 광장, 현대 문화예술의 발원지로서의 문화역 서울의 미래와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김수자의 ‘보따리 트’럭’ 상영 이후에는 오는 2월 11일까지 여타 국내외 작가들의 영상작업이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를 수놓게 된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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