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만 국군 장병이 즐겨 먹는 건빵과 햄버거가 입찰 담합과 뇌물수수 등 비리에 얼룩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군은 불량 건빵과 곰팡이가 핀 햄버거 빵들을 납품받았으며, 이를 검사하는 군 간부들은 납품업체를 처벌하기는커녕 단속정보를 알려 주고 금품과 향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입찰 담합을 통해 납품단가를 부풀리고 이 과정에서 뇌물을 주고받은 혐의(뇌물수수 및 공여) 등으로 방위사업청 공무원 A모(53)씨를 체포하고 관련 업체 대표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A씨의 사무실과 집을 압수수색하고 “이씨가 2010년과 올해 건빵 및 햄버거빵 낙찰이 확실시되는 D업체에 접근해 원가를 높여주는 대가로 총 5000여만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뇌물수수 사실이 발각된 후 공인중개사 B모씨와 공모해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만드는 방식으로 증거를 인멸하려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과 공모한 9개 군납업체 대표들은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건빵 및 햄버거빵 입찰에서 여러차례 담합한 후 특정 업체에 입찰을 밀어주는 방식으로 부당 이득을 취했다. 이들은 특히 15차례에 걸쳐 낙찰가를 높이는 방식으로 총 6억6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D사는 2009년 9월부터 약 2년간 가격이 싼 밀가루 혼합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저질 건빵 1223만봉지를 만들어 6100만원의 부당이익을 얻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또 건빵 및 햄버거빵 납품 검수를 담당하는 군 간부 8명이 금품과 향응

을 받고 건빵과 햄버거빵 등에 대한 위생점검 등 단속정보를 D사에 흘려줬다면서 이들에 대한 수사 결과를 국방부에 통보했다.

현역 육군 중령 C모(47)씨 등은 D사등이 곰팡이가 핀 부패한 햄버거빵을 납품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처벌하는 대신 관련 사진을 보내주고 금품을 요구해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추가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하고 여죄 수사에 주력하는 한편, 방사청 내에서 이번 비리와 관련된 사람들이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여타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