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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 생태계 발전을 위한 제언”
뉴스종합| 2011-08-24 06:53
’20대 80의 법칙’이 있다. 20%의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을 소비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원래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국민 20%가 전체 부의 80%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한 후 소득의 불균형을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돼 왔다. 

그러나 지나친 쏠림 현상을 표현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이 말도 무선인터넷 사용의 불균형을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최근 무선인터넷은 데이터 이용량 상위 10%의 이용자가 전체 트래픽의 약 80%를 점유하는 극단적인 불균형을 보여 준다.

문제는 극소수 가입자의 과다한 사용 때문에 다수 일반 가입자의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유무선 통신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최근 스마트폰 보급 확대 등으로 무선인터넷 트래픽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급기야 안정적인 네트워크 운용에 지장을 초래할 지경에 이르렀다.

‘안정적인 차세대 서비스 제공’과 ‘자유로운 인터넷의 이용’이라는 두 가치를 두고 요즘 ’네트워크 관리(Network Management)’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의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도는 가히 예상할 수 없는 정도이다. 반면 주파수 자원의 부족 등 물리적인 한계로 네트워크 용량 증설은 무한대로 이뤄질 수 없어, 대다수 이용자의 안정적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선 어떤 식으로든 관리가 필요하게 됐다.

일례로 최근 미국의 대표 이동통신사업자인 AT&T는 네트워크 사용량 상위 5% 사용자들에게 데이터 서비스 속도를 제한키로 했다. T-Mobile USA도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데이터를 소비하는 고객들에 대해 서비스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우리도 유한한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한 네트워크 관리 원칙에 대한 공감대를 이뤄가야 할 시점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인터넷 이용의 무조건적인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선 트래픽 사용을 제한해서는 안된다는 극단적인 주장이 있다. 허나 이러한 입장은 소수 이용자들의 과다 사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망투자 비용이 다수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전체의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무선인터넷 이용의 본질적인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이동통신사업자는 자신의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의무와 권리가 있다.

무선인터넷은 앞으로 콘텐츠, 소프트웨어 등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꽃피울 토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 간단한 이메일이나 확인하던 무선인터넷은 이제 게임을 하고, 영화를 보는 놀이터다. 길을 찾고, 쇼핑을 하는 생활 필수품이 됐으며, 업무를 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유형의 정보와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이 무선인터넷을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새로운 ‘ICT 생태계’가 만들어 졌다. 이 생태계 안에서 많은 사업자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갖게 됐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가 보아 온 것은 시작에 불과하며, 무선인터넷 위에 꽃 피울 IT 산업의 절정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ICT 생태계 안에 있는 사업자들 모두가 풍성한 수확을 얻으려면 그 기반이 되는 안정적인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따라서 네트워크 고도화와 이를 위한 투자 비용에 대해 통신사업자 뿐 아니라 이 생태계 안의 모든 사업자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태철 SK텔레콤 전무(CR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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