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한나라당 ‘물 건너간’ 오세훈 버리고 ‘보선 승리’ 결속
뉴스종합| 2011-08-26 10:37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퇴 발표에 한나라당은 분노하면서도, 빠르게 10월 재보궐 선거 준비에 착수하는 모습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26일 서울 당협위원장 조찬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보궐선거 대책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며 “10월 초 사퇴하겠다고 3번이나 약속했던 오 시장에 대한 일은 끝났다. 지금부터는 보궐선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사퇴시점 조율을 넘어, 본격적인 10월 재보선 준비에 들어간 한나라당의 분위기와 맥을 같이하는 언급이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전력을 다할 경우 10월 재보선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희망적인 분석이 우세했다. 신지호 의원은 “승산은 (후보자가) 하기 나름이지만 (결과를) 비관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25.7%는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표를 결집시켰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며 “서울 시민들이 보기에 합당한 후보를 내고, 당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오전에 열린 당직자 회의에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의 단결된 모습으로 임하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일치했고, SNS 등 인터넷 공간에 대한 대책 마련에도 착수하기로 했다”고 김기현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 내에서는 오 시장의 일방적인 사퇴 발표에 대한 섭섭함과 분노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긴급 최고위원회의도 취소시켰다. 당초 오 시장의 사퇴 여부를 놓고 당의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회의였지만, 오 시장이 일방적으로 사퇴를 결심, 발표한 만큼 회의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이유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오 시장에 대한 당 지도부의 분노가 회의 취소로 나타난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 대표 역시 “본인이 스스로 약속해놓고, 본인이 구겨진다고 그런 식으로 결정하면 안된다”며 “사적인 문제가 아니라 공분의 문제”라고 당 내의 이런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조찬간담회 모두발언에서도 “어제 오 시장에게 전화가 왔길래 전화를 껐다”며 “마치 당 지도부가 (재보궐 선거 시기를 놓고) 꼼수를 부리는 것처럼 언론에 나와도 한 마디 하지 않았는데, 당에서는 (10월 사퇴를) 요구한 적도 없다”며 사퇴 시점 논란이 오 시장의 독단적인 결정과 약속 위반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홍 대표의 보궐선거 준비 발언과 함께 한나라당은 본격적으로 후보군 물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 당직자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현역 의원들의 최종 결정, 그리고 외부 인사 영입 타진 등이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10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준비 체제로 접어든 당의 분위기를 전했다.

<최정호ㆍ손미정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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