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 황금 주파수 SKT 품으로
4G(4세대) LTE(롱텀에벌루션)의 생명은 속도, 이 속도를 보장할 최고의 주파수 1.8㎓.
4G LTE 시장의 최대 핵으로 꼽혔던 1.8㎓ 주파수 경매가 SKT와 KT의 피말리는 경쟁 끝에 SKT의 승리로 끝났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오며 입찰가가 1조원에 다다랐고, 결국 KT가 입찰을 포기하고 나서야 SKT 손에 황금주파수가 들어왔다.
▶SKT 숙원 이루다=치열한 입찰 속에 SKT도 적지 않은 내상을 입었지만, SKT는 마침내 숙원했던 1.8㎓를 획득, 기존 2G와 3G에 이어 4G 시장에서도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따르고 있다.
경쟁사에 비에 4G용 주파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SKT는 이번에 1.8㎓ 대역의 주파수 확보로 LTE 서비스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SKT가 보유하고 있는 LTE용 주파수는 800㎒ 대역 20㎒폭. 이 가운데 10㎒ 대역에서는 2G 서비스를 병행하고 있으며(현재 가입자 830만명), 현재는 10㎒ 대역에서만 LTE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800㎒ 대역 20㎒ 폭에서 LTE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는 데 경쟁사보다 보유 주파수가 적어 LTE 주파수 추가 확보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특히 1.8㎓ 주파수는 이통 3사 중 SKT만 없었다.
SKT 관계자는 “이번 1.8㎓ 주파수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4세대 LTE 서비스에서도 2G, 3G의 절대적 우위를 이어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1.8㎓ 주파수 확보로 4G LTE 단말기 확보와 해외 로밍이 쉬워 글로벌 대역으로서의 이점까지 얻게 됐다.
반면 이미 2G 통신망용 1.8㎓ 주파수 20㎒ 대역 폭을 갖고 있는 KT는 이번에 1.8GHz(20㎒) 대역 주파수 추가확보에 실패하면서 40㎒ 폭의 대역을 갖추는 계획이 물거품 됐다.
이에 따라 4G 통신서비스인 LTE 기술에서 경쟁사보다 2배 빠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는 목표도 무산됐다. KT가 1.8㎓ 40㎒ 광대역을 확보하면 SKT가 LTE용으로 확보한 800㎒ 10㎒는 물론 LGU+가 LTE용으로 가지고 있는 800㎒ 20㎒를 능가해 4G 경쟁에서 절대강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황금주파수 경쟁에서 밀리면서 KT는 오는 11월 LTE 상용화가 예정돼 있는 기존 재할당대역(1.8㎓)과 연계해 중계기 등 장비 재활용을 통한 약 70%(7000억원)의 투자비 절감과 전파자원 효율성 제고 효과 등을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 제기=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주파수 경매는 많은 개선의 여지를 남겼다. 우선 매일 번갈아 가며 입찰가를 제시하는 선진국 방식을 택했지만, 한번에 부를 수 있는 가격 제한을 1% 이상으로 정하는 바람에 경매 자체가 지리해 졌다는 비판이다. 이를 2% 또는 3% 이상 정도로 정했다면 경매가 훨씬 빨리 진행될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다.
낙찰 금액을 10년 분납토록 한 규정도 문제로 제기됐다. 당장의 자금 부담이 덜 하니 무리해서 라도 오버 베팅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근본적으로는 정통부가 새로운 주파수 계획을 투명하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미리 발표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그랬더라면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는 강박감도 덜 했을 것이고, 이번이 아니라도 다음에 좋은 주파수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에 무리한 베팅도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다.
최상현ㆍ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