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편·처우불만 맞물려
이탈자 경쟁사로 잇단 이직
아카몬 사장 내일 긴급회견
차량 누수ㆍ성과급 차등 지급 논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GM에서 이번에는 고급 연구인력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각에선 최근 단행된 인사 조직개편과 처우 불만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GM 부평연구소 한 관계자는 30일 “최근 전장설계 파트 쪽에서만 약 40여명이 경쟁사로 이직했고 연구소 전체로 보면 70여명이 퇴사했다”면서 “특히 인포테인먼트와 베리에이션 부문에서 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포테인먼트’ 부문은 차량용 라디오와 내비게이션 등 편의성 전자장치 개발을 담당하는 부서이며 ‘배리에이션’ 부문은 인체공학을 연구해 멀티미디어들의 감성 배치를 연구하는 곳이다.
이들 연구원들 대다수는 최근 현대ㆍ기아차그룹의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비스는 최근 멀티미디어 부문의 강화에 힘을 쏟고 있어 마침 이들에 대한 수요가 절실했던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그룹 한 계열사로 옮긴 한 한국GM 출신 연구원은 “최근 한국GM 내 인사 조직개편에 따라 연구소 사무직들의 경우 앞으로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어진 셈”이라며 이직의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GM은 최근 ‘사원-대리-차장-부장’으로 나눠져 있던 직급체계를 ‘사원-대리-차장A-차장B-부장A-부장B-부장C’로 세분화 했다. 이번에 집중적으로 이탈한 연구원들은 차장급 연구원들이다. 회사 측은 GM본사에서 개선한 능력 위주의 고과 체제를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국GM 출신의 이직 연구원은 “경쟁사보다 낮은 처우로 한 달여 전에는 연구소 내 CP(양산직전단계 시연 프로그램 제작)부서가 통째로 이직하는 등 직원들의 이탈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창훈 한국GM사무지부 지부장은 “미국 GM 본사에서 한국GM에 파견 나온 외국인 임원들은 한국GM을 실적 올리는 경유지로만 생각하고 있다”면서 “당장의 생산 일정에만 관심을 둬, 회사의 장기 경쟁력을 잃게 만든 책임을 현 경영진에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오는 31일 오전 부평 본사 홍보관에서 한국GM과 관련한 최근 현안들과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