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ㆍ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의 보궐 선거 출마가 유력해졌다. 안 원장은 박 이사와 아름다운 관계를 계속 유지할 뜻을 나타내 박 이사에 대한 선거지원 여지도 남겨놨다. 하지만 진보성향의 박 이사와 달리 안 원장의 정치적 성향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선 의문은 여전하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질 당시 국내 정당정치에 환멸을 나타내며 현재 진보와 보수 모두를 거부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했다.

제3세력으로서 대안 세력이 되고자하는 뜻이 강했다. 박 이사는 진보적 인사로 분류되고 있어 그를 지지하는 안 원장의 정치적 성향을 구분하는 것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현 시점에서 안 원장은 현실정치를 부정하면서 현실정치의 대안으로 자신을 규정했다고 볼 수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원장 스스로는 현실정치를 부정했지만 이 자체가 정치적 행위”라며 “정치에 대한 혐오가 강한 정치참여 동기유발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부 발언 등에 비춰볼 때 안 원장은 진보ㆍ보수에 대해 양비론적 접근을 하고 있다. 보수도, 진보도 모두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그는 제3의 대안으로 탈이념을 선택했다. 스스로 성향을 이념으로 규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정치에 발을 담궜다.

이는 최근 그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와 행정을 구분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가올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구(舊)정치 세력과 신(新)행정 전문가의 대결’ 구도로 이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선거 구도를 규정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행위다.

이같은 행위로 안 원장은 현실정치에 신물난 대중들의 열광을 이끌어 내는 데는 성공했다.

만일 그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다면 개별 정책사안에 따라 보수와 진보를 넘나드는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높았다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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