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귀신도 곡할 ‘환불왕’
뉴스종합| 2011-09-08 11:21
물건구매후 차에 실어둔후

매장서 같은 물건 다시담아

영수증 보여주며 환불 요구

절도·사기혐의 40대 쇠고랑

대형마트에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가도 제지하거나 물건을 검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물건을 훔쳐온 4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그는 부피가 큰 물품의 경우, 정상적으로 구매해 차에 가져다 놓은 뒤 영수증만 들고 매장에 돌아와 똑같은 물건을 골라담아 환불받는 방법으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물건을 훔치는 ‘신종수법’을 선보이기도 했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8일 장바구니를 들고 들어가 물건을 사는 척 하면서 일부 물품을 숨겨 나오는 수법으로 대형마트에서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친 혐의(사기ㆍ절도 등)로 A(46)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지난 3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있는 이마트 은평점에서 손님으로 가장해 들어가 1등급 한우살치살 1팩(9만2000원 상당) 등 부피는 작지만 단가가 비싼 제품 23만원어치를 골라 소지한 장바구니에 숨겨 가지고 나온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또 부피가 큰 과일박스, 맥주, 음료, 라면 등의 경우 일단 돈을 주고 구매한 뒤 훔친 물건과 함께 자동차에 가져다 놓은 뒤, 영수증만 다시 가져와 매장을 돌며 동일한 품목을 골라담고는 보안요원들에게 “이미 계산된 물건이다”며 속이고 빠져나와 고객만족센터에서 전액 환불받는 방식으로 한푼의 손해 없이 물건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8월 7일부터 지난 3일까지 8차례에 걸쳐 43개 품목, 84만원어치의 물건을 훔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계가 곤란해서 생필품을 훔쳤다”, “노모의 생신이 다가와 필요한 물건을 훔쳤다”며 선처를 호소했지만 훔친 물건들이 국내산 1등급 한우, 와인, 맥주, 소시지, 과일, 과자 등 기호품들에 가까워 경찰은 이를 자신의 죄를 덜어보려는 진술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고급RV 차량과 주거지 등에서 스포츠용품, 침구류, 모자류 등 추가 물품들이 발견됐으며 대형마트, 농수산물센터, 대형문고의 무료 주차권을 수백여장 보관하고 있었던 점으로 보아 추가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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