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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루이비통의 4위시장..그런데 기부는 고작 年300만원
뉴스종합| 2011-09-14 09:53
“한국은 루이비통에게 4위의 시장입니다. 앞으로 한국소비자들과 더 잘 소통하고, 사회공헌도 늘리겠습니다. 소외된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9월부터 시행할 것입니다”.

럭셔리(명품) 패션브랜드 중 매출과 영향력에서 단연 1위를 달리는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이브 카셀(Yves Carcelle) 회장이 지난 10일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브 카셀 회장은 ‘탑승시간에 쫓겨 서둘러 구매해야하는 공항에는 입점하지 않는다’는 루이비통의 기존 원칙을 깨고,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대형 매장을 꾸미고, 개장식을 가졌다. 이날 오프닝에는 루이비통 인천공항점 유치의 주역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을 비롯해, 이채욱 인천공항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카셀 회장은 이부진 사장에게 “고객들이 루이비통을 잘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 고맙다”며 "여행이 테마인 루이비통의 컨셉을 잘 보여주는 멋진 매장이 됐다"고 밝혔다. 거듭해서 이 사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만큼 루이비통 인천공항점의 위치와 규모는 가히 압도적이다. 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출국수속을 밟고 면세구역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최고 명당자리’인 27~28번 게이트 중간에, 다른 명품 보다 4~5배 큰 550㎡(166평) 규모로 들어선 것. 높이 5m에 이르는 흰 유리벽에, 특유의 격자무늬 패턴과 LV로고를 대문짝만하게 새겨넣은 장중하고 화려한 인테리어는 여행객을 압도한다. 더구나 매장 규모가 커서 핸드백 등 가죽제품은 물론, 구두 시계 타이 스카프 쥬얼리 선글라스 등 거의 모든 아이템을 남녀 코너로 나눠 구비해놓았다.



신라호텔 면세점 측은 루이비통의 판매 수수료 역시 여타 명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파격적으로 책정했다. 때문에 이는 샤넬및 구찌가 신라면세점(공항점)과 결별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결국 루이비통에 대한 이같은 특단의 배려와 구찌 등과의 결별로 인해 ‘신라호텔은 루이비통 인천공항점 유치로 이미지는 제고됐을지 몰라도 실익은 별로 없을 것’이란 성급한 진단 또한 나오고 있다. 즉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듯 별로 남는 장사가 아니란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기자의 “루이비통에게 한국이 네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하면서도 그동안 한국사회에의 기여는 매우 미흡해 아쉬웠다”는 지적에 카셀 회장은 “우리는 그냥 금액으로 지원하기 보다 소외 어린이들이 잘 성장해 사회 일원이 되는데 더 의미를 둔다"며 "지난해 ‘SOS 어린이마을‘과 제휴해 중국, 필리핀 지역의 소외계층 아이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등 사회공헌을 했고, 한국에서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1조6000억원의 매출에, 순이익 1346억원을 올렸으나 기부금은 매출의 0.01% 수준인 1억1009만원에 그쳐 ‘한국소비자는 봉’이라는 비판여론이 높았다. 심지어 ‘먹튀’라는 비난도 나왔다. 루이비통은 한국사회에 지난 2008년에는 고작 300만원, 2009년에는 4200만원, 2010년에는 5800만원을 기부했을 뿐이다. 벌어가는 돈에 비해 너무나 적은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루이비통은 서울의 어린이마을에 치료센터를, 대구 어린이마을엔 도서관을 설립하는 등 올해 2억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브 카셀 회장은 "루이비통이 인천공항에 최초의 면세점을 오픈한 것은 인천공항이 동북아허브로 중국, 일본 등 외국인 유입이 많고, 시설과 서비스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인천공항점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판매사원을 100명이나 투입했다. 또 예상매출액 중 약 65%가 중국 등 외국인으로부터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루이비통은 고객을 판매사원이 매장 입구에서부터 내부까지 1:1로 응대하는 기존의 ‘1:1 서비스’를 공항에서도 똑같이 적용하길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천공항이 이에 난색을 표명해 번호표를 나눠주고, 그 순서에 따라 입장하는 방안으로 절충됐다. 인천공항측은 가뜩이나 ’루이비통에만 엄청난 특혜를 줬다’는 타 브랜드의 비난이 거센 상황에서, 여객터미널 정중앙에 루이비통 매장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까지 만들어질 경우 여러 문제가 적지않을 것으로 보고 이를 조정한바 있다.

한편 한국 ·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한 관세철폐로 에르메스 등 유럽 럭셔리 패션 브랜드들이 제품가격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루이비통코리아는 거꾸로 가격을 올렸다. 이에 대해 조현욱 루이비통코리아 회장은 “각종 소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제품값 인상요인이 FTA에 따른 인하요인보다 컸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 판매가격이 프랑스 파리 가격보다 30%가량 높지만 다른 명품브랜드에 비해 한국 판매가격을 유달리 높게 책정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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