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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법’ 을 만들자
뉴스종합| 2011-09-14 10:48
강씨 은퇴 대한 동정론은

탈세 만연한 사회문화 반증

연예인 세금탈루 파문

납세운동 출발점 삼아야




‘국민 MC’로 불려온 강호동 씨의 세금탈루 파문이 좀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추석 연휴 바로 전날인 지난 9일, 그는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당장 그가 이끌어온 ‘1박2일’ ‘스타킹’ ‘무릎팍 도사’ 등 각종 연예프로그램에 비상이 걸렸다. 추석 연휴를 달군 ‘말의 성찬’에는 안철수 태풍과 함께 강 씨의 세금탈루 사건이 주 메뉴에 올랐다. 

은퇴 선언 이후 눈에 띄는 것은 강 씨에 대한 동정론이 만만치 않다는 것. 그 배경에는 전 국민을 울고 웃긴 대형 스타의 불명예 퇴장에 대한 아쉬움이 깔려 있을 게다.

더 큰 근거는 ‘과연’이라는 부사로 귀결된다. 과연 탈루 연예인이 강호동밖에 없을까.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은. 기업 오너는. 그리고 유리지갑인 나는 과연 납세 앞에 정직할까.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는 납세를 국민의 기본 의무라고 배워왔다. 성실 납세는 국가경쟁력 강화의 기본틀이라는 데도 대체로 동의한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교과서와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사우나 100곳 중 98곳이 수입을 빼돌리고 있다고 한다. 술집, 여관 등 업종의 소득탈루율도 80%를 넘었다고 한다. 의사, 변호사들은 왜 고급 외산차를 많이 탈까. 과연 단순히 수입이 많아서일까. 개인용 차량을 법인명의로 운영하면 그만큼 흑자폭을 줄이고 법인세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부의 상속 과정의 단골 메뉴인 절세(?), 기업ㆍ기업인들의 탈세는 더 이상 관심을 끄는 뉴스가 아니다.

유리지갑을 한탄하는 우리 월급쟁이도 과연 완벽한 성실납세자일까. 부동산 중개수수료를 내면서 현금으로 계산하면 "좀 더 깎아주겠다"는 말에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현금을 내민다.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을 소비자에게 돌려주기 위한 ‘선의’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소득을 줄이기 위한 ‘꼼수’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우나 등의 소득탈루율이 높은 것도, 작은 금액을 현금으로 내는 우리네 습관 탓이 크다. 우리 월급쟁이 역시 잠재적 세금탈루의 동조자인 것이다. 아파트 다운계약서도 마찬가지. 감액의 규모에 차이가 있을 뿐 여전히 다운계약서는 상식이다. 이러니 고위 공직자들이 청문회장에서 ‘다운계약서’ 의혹을, "송구하다"라는 말 한마디로 빠져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강호동 씨의 은퇴 파동을 보면서 추석 연휴 동안 필자는 엉뚱한 바람을 떠올렸다. 먼저 강씨에게 바란다. 스스로 ‘성실납세 전도사’로 나서면 어떨까. 이는 개인 강호동으로서는 국민적 사랑을 배신한 과오를 조금이나마 갚을 수 있는 길일 터. 그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방송 복귀를 앞당길 수 있는 가장 당당한 길일 것이다. 개그맨 황기순 씨는 지난 1997년 필리핀 원정도박으로 엄청난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그런 그가 요즘 ‘반(反)도박 운동’의 전도사가 됐다. 정선 강원랜드에서 카지노 이용객을 상대로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고 있다.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사이클 국토대장정’을 통해 모금한 5100여만원을 전달하며 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세정당국과 정치권에도 바란다. 차제에 ‘강호동법’을 만들면 어떨까. 성실납세를 통해 부담감이 아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강호동의 은퇴를 한 방송인의 퇴장이 아닌, 성실납세 운동의 출발점으로 삼는 발상의 전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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