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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기름값에… 물가급등에… 추석 後 풍경 "받은 추석선물 되팝니다!"
뉴스종합| 2011-09-15 09:42
“감사의 마음은 ‘마음’으로만 간직할게요…?”

치솟은 기름값과 장바구니 물가로 명절 선물을 되파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추석연휴가 채 일주일이 지나지 않았지만 각종 온라인 중고장터에는 받은 선물을 되팔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카페 ‘중고나라’에서는 추석연휴 이후 하루 수십건씩 받은 추석선물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대표적인 추석선물인 샴푸, 린스 생활용품세트부터 김, 식용유, 홍삼 등 식품선물세트, 화장품, 주방용품 선물세트 등 판매되는 상품도 다양하다. 자전거, 휴대폰도 있다.

아이디 s**fc**는 “어제 회사에서 추석선물세트로 받은 3만원짜리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1만5000원에 판다”면서 “물가도 비싼데 팔아서 담배값이라도 하려고 한다”며 글을 올렸다.

팔기위해 배달된 추석선물을 개봉조차 안했다는 판매자도 있다. 직장인이라는 아이디 ‘white****’는 동료직원들은 박스뜯어서 가져갔는데 나는 박스조차 안 뜯고 미개봉으로 가져와 판매한다”며 생활용품세트 박스 사진을 글과 함께 올려놨다.

눈에 띄는 건 가격. 개봉조차 안한 새 제품이지만 최고 50%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 거래가격이 1만원대에 불과한 제품도 많다. 추석때 남성용 화장품을 선물받았다는 kcm***는 “판매가 안돼 가격을 1만8000원으로 더 낮췄다”면서 판매에 열을 올렸다.

또 이번에 온라인을 통해 가공햄 세트를 판매했다는 직장인 박모(28ㆍ여)씨는 “택배비 빼고 나니 1만8000원밖에 안 남았다”면서 “그래도 공돈 아니냐. 이번 달 자취방 전기세랑 가스비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구입하려는 사람도 많다. 당산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선영(36)씨는 “명절 전후로 중고카페에서 잘만 찾으면 새 제품을 절반가에 살 수 있다”면서 “어제 중고카페를 통해 10만원이 넘는 멸치선물세트를 6만원에 구입했다. 물가도 비싼데 돈 굳은 셈”이라며 웃었다.

하지만 피해를 겪는 사례도 있다. 온라인 거래의 특징상 대면거래보다는 통장입금 등 비대면거래가 많기 때문이다.사기를 당해도 구제받기는 쉽지 않다. 거래자 아이디 등을 경찰에 신고해도 계좌번호나 휴대폰 번호가 거래당사자 명의가 아닐 경우 수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입금시 입금자명과 거래자 명이 일치하는지 꼭 확인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소비자원 측은 “불편하긴 하지만 중고사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직거래’를 하는 것이 좋다”면서 온라인상에서 개인간에 직접 거래하는 경우에는 에스크로서비스 등 전자상거래 매매보호 서비스를 이용하라”고 전했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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