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위기의 50대…男베이비부머들 ‘은퇴=자살’ 왜?
뉴스종합| 2011-09-20 07:35
70~90년대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헤쳐온 지금의 50대들, 이른바 베이비부머로 이름 붙여진 세대들이 본격적인 은퇴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뒤늦게 불어닥친 경제위기 등에 생활고를 겪는 베이비부머들이 생겨나면서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0일 통계청과 경찰청 등에 따르면 50~54세 남성의 2009년 기준 10만명당 자살률은 62.4명으로 20년 전인1989년의 15.6명보다 300% 증가했다. 50~54세로 한정을 지은 것은 베이비부머의 주력 계층인 소위 ‘58년 개띠’가 속해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50대 초반의 자살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역대 어떤 50대 초반보다도 심각하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30~34세 남성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149% 늘었으며, 40~44세는 193% 증가했다. 같은 연령대(50~54세)라도 여성의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5.2명에서 19.9명으로 절대적인 수치에서 적을 뿐 아니라 증가율도 283%로 남성보다 낮았다.

유독 50~54세 남성 사이에서 자살률이 유독 높아지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로 연결된다. 통계청의 2010년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자살에 대한 충동 여부 및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남성 44.9%가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고 지병 11.3%, 외로움 11.0% 순이었다.

즉, 한국의 보통 남자들은 퇴직하는 시기에 맞춰 경제적 문제를 직면하게되고 이것이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이어지게 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가정을 책임진 가장으로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10만명당 자살률이 1997년에 29.5명에서 다음해엔 48.5명으로 급증했으며,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도 2008년 47.1명에서 2009년 62.4명으로 뛰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50대 초반 남성들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주력 계층으로서엄청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았지만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사이에서 일종의 ‘낀 세대’가 되는 것 같다”면서 “사업을 하다 망하고 이것저것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다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