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伊신용등급 하향조정 파장
지난 6월 S&P가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은 이미 예상된 일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가 악재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무디스보다 두 단계 낮게 적용했었는데 이번에 더 낮춘 것이어서 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평사의 시각이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S&P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유로존 위기가 지속되면서 이틀째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20일 서울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주가와 환율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
김수영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이탈리아 의회의 재정 긴축안 통과에도,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투자심리 악화를 불러올 것이다. 20~21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의 정책 대응까지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은 이탈리아의 추가적인 긴축안을 요구한다는 뜻이다.
이번 FOMC에서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장기 국채를 매수하는 ‘오퍼레이션트위스트’ 등 새로운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증시의 하단은 지지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미국보다 유럽 쪽 문제가 심각한 만큼 오는 22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등까지는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G20 회의에서 브릭스의 지원 여부가 기대되나 브릭스가 유럽 국채를 산다고 해도 국채 수익률을 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유럽계 자금이 계속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일 걱정되는 것은 환율인데, 그리스 디폴트 루머로 많이 올랐지만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까지 겹쳐 또 한 번 출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도 환율 상승은 주가 하락과 동시에 진행됐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